크리스틴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이 각종 논란 끝에 16일(현지 시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람브레히트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연방 국방장관직에서 해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이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1000억유로(약 134조원) 규모의 특별기금이 마련됐는데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주력 무기인 독일제 퓨마 장갑차가 최근 진행된 훈련 과정에서 오작동을 일으킨 것도 논란을 가중시켰다.
블룸버그 통신은 람브레히트 장관이 새해 첫 날을 맞아 SNS에 올린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희화화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린 것 역시 그의 낙마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람브레히트 장관은 해당 영상에서 자국 장병에 감사 메시지를 전했지만, 신년 맞이 불꽃놀이가 한창인 베를린의 한 광장에서 영상을 촬영한 탓에 그의 말소리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2022년은 유럽 중부에서 전쟁이 벌어진 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많은 특별한 인상과 흥미롭고 위대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독일 안팎에서 ‘유럽 주요국 국방 책임자로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람브레히트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시된 직후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무기 지원 대신) 헬멧 5000개를 보낼 의향이 있다”고 답해 국제적인 비웃음을 샀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갑작스러운 독일 국방장관 ‘공석’ 사태는 독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7일 베를린을 찾아 독일 정부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