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은 여전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서민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 취급을 활성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제2금융권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줄이면서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금융 지원을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1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여신금융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신년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일부 여전사들이 유동성 확보,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대출 취급을 축소하면서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의 지원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의 경우에는 자금이용에 애로가 없도록 세심히 살펴봐 달라”면서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취약차주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고,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 등 자금 지원 뿐만 아니라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한 각별한 리스크 관리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여전사는 시장성 차입 의존도가 높아 금융시장 변동에 취약한 구조적 약점이 있다”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충실히 보완하고
자산·부채 관리시스템(ALM)을 실효성 있게 개선해 달라"고 말했다.
여전업계 차원의 자체 위기대응체계 구축도 당부했다.
그는 “실물경기가 위축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상환여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체전이율 등 선행지표를 활용하거나 스트레스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고 충분한 사내 유보 금액을 확보해 달라고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다중채무자 비중은 여전업계가 56.1%로 가장 높고 상호금융 34.2%, 은행 27.4% 등의 순이다.
이밖에도 이 원장은 여전업권의 ESG 경영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ESG 경영 활성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총 150개 여전사 중 ESG 관련 조직을 갖춘 여전사는 16개사, ESG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한 여전사는 8개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