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동포들을 만나 “과학기술 경쟁 시대를 맞이해서 스위스와 같이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기술 선도국들과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강력히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리히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스위스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서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것이 국익을 지키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길이라 확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스위스 한인 동포 약 80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스위스 관계에 대해 “지난 2006년 유럽 자유무역연합 FTA를 통해 경제 협력의 초석을 튼튼히 했고, 양국의 교역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며 “제약바이오 같은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협력의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과 스위스가 수교를 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양국은 그간 다져온 신뢰와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60년을 향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스위스 동포 사회에 대해선 “이미 1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며 “1919년 어느 익명의 한국인이 유력 스위스 일간지 기고를 통해 유럽에서 대한독립의 기치를 높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1933년에 제네바를 찾아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대한독립을 탄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 동포사회는 근면과 불굴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했다”며 “여러분이 그 정신을 이어받아 스위스 사회 전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계셔서 저도 매우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스위스에는 현재 한인 동포 약 4000 명이 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기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데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취리히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수십 개국 정상이 모이는 다자회의에서 우리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마주하고 있다”며 “정부는 동포 어린이들이 우리 말을 익히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교육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스위스 베른 한인 중창단과 사물놀이패 공연이 더해져 모든 참석자가 환호하면서 하나 되는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고 김 수석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위스의 취리히 공항에 도착했다. 오는 18~19일 이틀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다보스포럼은 주요 정상들과 유수의 학계, 시민사회 리더들이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민간 주도의 국제회의로, 이번 회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우리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19일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공급망 강화,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협력과 연대방안을 제시하고 한국의 역할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