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군복 착용 논란에 대해 의전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정숙 여사도 과거 군복을 입었다고 반박한 여당의 지적엔 ‘유치한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탁 전 비서관은 김 여사의 샤일라 착용 논란에 “샤일라는 어차피 모스크 방문할 때 그쪽에서 갖고 있는 프로토콜(의전)이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며 “(샤일라 착용을) 안 했다면 화제가 됐을 것이다. 안 했다면 상대 국가의 전통과 예의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샤일라 착용은) 잘한 것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김 여사가 아크부대 격려 방문 당시 전투복을 착용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군복은 군부대를 방문할 때 입는다. 군부대는 경호처가 사전에 통제하기는 하지만, 무기들도 있고 저격 위험도 있고 위험 요소가 많다. 그래서 동일한 복장을 갖춘다”며 “대통령이나 일종의 VIP들은 그게 원칙이다. 폼 내려고 입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하나는 동질감이다. 유니폼을 입는 집단들이 가진 동질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입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권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과거 군복을 입었던 점을 들어 반박한 것에 대해선 “유치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만약 (김건희 여사에 대한) 그런 비난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면 제가 지금 설명해 드린 것 같은 말을 해야지 ‘너희도 입지 않았느냐’(는 건) 서로 되게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의전과 홍보에 대한 평가는 어떻느냐’라는 질문엔 “수준이 안돼 평가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의 의전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또 아크부대 방문 당시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UAE의 적(敵)은 이란’ 발언 등을 언급하며 “의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메시지 관리를 잘못한 것이지만 (의전과) 연결돼 있다”고 했다.
그는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말이었다고 해명하는데, 그게 격려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 말이 사실이어도 그 정도 발언이 문제가 될 거라는 판단을 그 안에서 누구도 하지 않았다면 (의전)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병부대에서 하는 메시지는 저희 때는 국방부에서 초안을 만들고 안보실, 연설비서관실, 부속비서관실 검토를 거쳐 대통령실로 올라가는 절차와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그 문장과 단어, 맥락이 문제가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건 시스템이 붕괴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려가 있었음에도 그 말이 나왔다면 대통령이 한 것”이라며 “그건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격려 이전까지, 방문하는 장면까지만 공개하고 대통령의 말씀은 비공개하겠다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다”며 “센스가 없다고 해야 될지, 무대포라고 해야 될지, 아니면 그 말에 정말 그렇게 자신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사달이 났다”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