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A급 회사채도 옥석가리기…신세계푸드·하나에프앤아이 '흥행'

신세계푸드, 500억 모집에 1950억 몰려

하나F&I도 모집액 8배 주문 쏠려 인기

전날 기관 주문 '제로' 효성화학과 대조

"위험 최소화…업종·실적 따라 희비 갈려"

신세계푸드가 납품하는 스타벅스코리아 베이커리. 사진 제공=스타벅스코리아신세계푸드가 납품하는 스타벅스코리아 베이커리. 사진 제공=스타벅스코리아




회사채 시장에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신용도 A등급인 효성화학(298000)이 17일 투자 수요를 한 건도 확보하지 못한 데 비해 신세계푸드(031440)(A+)와 하나에프앤아이(A-)에는 18일 발행액의 4~8배에 달하는 인수 주문이 쏟아졌다. BBB급인 JTBC도 350억 원 모집에 140억 원의 주문만 받아 210억 원어치 미매각을 냈다.

신세계푸드는 이날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앞서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950억 원의 주문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006800)·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만기는 1.5년 단일물로 최대 연 5.623%의 금리를 제시했는데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금리는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평가한 회사의 고유 금리)’ 대비 10bp(1bp=0.01%포인트) 낮은 4.823%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등급이 높지는 않아도 신세계푸드가 계열사 매출에 기반한 사업 안정성과 코로나19 이후 떨어진 실적이 회복세에 들어선 점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푸드는 계열사 구내식당에 제공하는 단체 급식과 그룹 내 유통 채널에 공급하는 식품·식자재 등을 바탕으로 연간 약 5000억 원의 계열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커피 전문점 1위인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샌드위치와 베이커리류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세계푸드의 매출은 1조 509억 원으로 2021년 말(1조 3329억 원) 대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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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프앤아이(A)도 800억 원 모집에 6220억 원의 주문을 받아 흥행했다. 부실채권(NPL) 시장 점유율이 2016년 4%에서 2021년 31.4%로 급증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 모기업인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재무적 지원으로 자본 구조도 개선된 덕분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의 증자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향후 영업·재무 성과의 개선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평가했다.

앞서 효성화학은 17일 12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인수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하고 전량 미매각을 냈다. 연초 효과에도 효성화학의 수익성 악화에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분석돼 향후 A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각사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신세계푸드와 하나에프앤아이에 비해 신용등급이 높은 SK가스(AA-)는 이날 1500억 원 모집에 1조 1700억 원어치의 인수 주문을 받았다. 400억 원을 모집하는 2년물에 3500억 원이 들어왔으며 3년물(800억 원)에 6150억 원, 5년물(300억 원)에 2050억 원이 각각 몰렸다.

반면 BBB급 회사채인 JTBC는 350억원 모집에 140억 원의 주문만 받아 210억 원어치 미매각을 냈다. 연 8.5%의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은 추후 실적 악화에 따른 신용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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