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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유령' 강렬한 색채 아래 펼쳐지는 연대, 장르 전환은 속도감 있게

[리뷰] 영화 '유령'

강렬한 색채 담긴 미장센으로 미학 극대화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주연

1월 18일 개봉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유령' 스틸 / 사진=CJENM영화 '유령' 스틸 / 사진=CJENM




영화 '유령'은 강렬한 색채 아래 뜨거운 감정을 담은 작품이다. 화려한 배경 속 각각의 캐릭터는 개성을 갖고 살아 숨 쉬고, 저마다의 관계성을 맺으면서 이야기를 이끈다.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액션 버디물로 이어지는 장르의 전환은 마치 두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책을 읽는 듯하다.

'유령'(감독 이해영)은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인 유령은 비밀리에 활약하고 있다. 새로 부임한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는 흑색단의 총독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조선총독부 내 덫을 친다.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설경구), 암호문 기록 담당 차경(이하늬),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서현우), 통신과 진원 백호(김동희)는 유령으로 의심받아 벼랑 끝 외딴 호텔에 갇힌다. 총독 암살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유령과 무사히 집에 돌아가고 싶은 이들 사이의 의심과 경계는 점점 짙어진다.

'유령'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은 장르의 전환이다. 초반부는 유령을 찾기 위한 심리 추리극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카이토는 수월하게 유령을 색출하기 위해 밀실 안에 5명을 가두고, 하루 안에 유령을 지목하라는 과제를 준다. 돌아가야 될 이유가 있는 인물들은 시간의 압박을 받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유령이 될 증거를 찾고, 고발하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이 있다.



중반부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된다. 유령의 정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고, 경성으로 돌아가기 위한 인물들의 액션이 펼쳐지는 것이다. 거대한 장총을 들고 싸우는 이들의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초반부에 응축된 감정이 한바탕 액션으로 터지는 건 짜릿하기까지 하다.

여성 연대는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끌고 가는 힘이다. 난영(이솜)과 차경의 서사가 초중반을 담당한다면, 차경과 유리코의 이야기는 중후반부를 묵직하게 끌고 간다. 우산 안에서 마주본 난영과 차경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다. 이후 조선 총독 암살을 시도하다가 일본군에 의해 살해당한 난영은 차경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차경은 이런 난영의 뜻을 잇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각오를 다지고, 그의 결연은 유리코와 만나 극대화된다. 난영을 잃은 차경이 유리코로 인해 치유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향연은 '유령'의 매력 포인트다. 태생적 콤플렉스를 지닌 쥰지는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과연 쥰지가 유령일까?'라는 의문이 작품을 보는 내내 드는데, 이는 초반부 추리극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그 시절, 애묘인이라는 천계장의 설정도 독특하다. 동시에 미신을 신봉하는 그의 모습은 휘몰아치는 작품에 숨 쉴 틈을 만들어 준다. 말 수는 적지만 강인한 마음을 지닌 차경, 화려한 얼굴로 독설을 날리는 유리코까지 개성으로 뭉쳐 있다.

이해영 감독의 미장센은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극장의 화려한 불빛과 비 오는 날의 아련한 감성,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인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음산한 호텔 등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가장 화려한 유리코의 의상과 메이크업을 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법한, 드레스와 코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유리코는 독보적이다.



+요약


제목 : 유령(Phantom)

장르 : 액션

연출 : 이해영

출연 :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배급 : CJENM

상영시간 : 133분

상영등급 : 15세 관람가

개봉 : 2023년 1월 18일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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