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에서는 올해 전 세계 경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말 3년여간 이어온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폐기한 중국 경제가 상반기부터는 가파르게 반등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도 약화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제기됐다. 반면 미국의 부채 한도 갈등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위험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인자인 기타 고피나트 수석부총재는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재개방은 다른 세계 국가들과 재결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올해 2분기부터 중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고 점쳤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제로코로나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며 ‘3% 성장률’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발 빠른 방역 정책 전환에 힘입어 올해는 성장률이 4% 이상에 도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다보스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의 반등 여부에 따라 글로벌 경기 침체 수준이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 회장은 “중국의 리오프닝은 올해 세계 경제의 주요 이벤트”라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셀 레만 크레디트스위스(CS) 회장도 “중국보다 먼저 재개방에 나선 서방국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4.5%에 도달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반기를 드는 주장도 나왔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회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그간의 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올 3분기 경기가 후퇴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최악의 약세장을 지난 지금이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미국 국가부채 한도 상향 여부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고피나트 IMF 부총재는 “이 문제가 미국과 전 세계가 대처해야 할 추가적인 위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부채 한도를 높이지 못해 채무 불이행에 빠지는 일은 재앙이자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