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도시가스 요금 급등으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오늘밤(23일) 서울 전역에 역대급 한파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난방비 부담마저 맨 몸으로 떠안는 것 아니냐는 한숨이 새어 나온다.
2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난방비와 관리비가 급증했다는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국민평형 전용면적 84㎡ 아파트 관리비가 50만 원에 육박한다는 인증샷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지난 달 분으로 48만 1240원의 관리비가 고지됐다는 A씨 가구는 세대 난방비가 7만 9300원 올라 12만4800원, 세대 급탕비도 1만6600원 올라 5만4400원까지 치솟았다. 세대전기료는 1만2980원 뛰어 12만1430원이 부과됐다. 건물보험료부터 공동난방비, 승강기전기, 심지어 입주자대표회의비까지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난방비가 2배 가량 올랐다는 성토도 심심치 않게 확인된다. 한 맘카페에서는 “30평 초반인데 난방비 38만 원”이라며 “온수매트 사용하는 분들 난방비 절약되는지 조언을 구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난방비 폭탄의 배경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꼽힌다. LNG 수입단가가 급등하면서 도시가스 비용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LNG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34.24달러로 전년(15.04달러)보다 128% 올랐다. 지난해 국내 LNG 수입액은 우리 돈으로 약 62조원에 이른다. 전년(약 31조5000억원)보다 2배 증가했다. 지난해 6월과 12월 수입 단가를 비교하면 톤당 762달러에서 1255달러로 60% 이상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주택용·산업용 요금 기준으로 메가줄(MJ·가스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을 올린 것도 서민들의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올해 1분기 동결된 가스요금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전기·가스 요금 조정안 대국민 설명문’을 통해 “동절기 난방비 부담 등을 감안해 1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했다”면서도 “2분기 이후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시는 24일 오전 9시를 기해 올해 겨울 처음으로 수도계량기 동파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심각 단계는 동파예보제(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가장 높은 단계다.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미만인 날씨가 이틀 이상 이어질 때 발령한다.
하지만 난방비 폭탄 우려 때문에 마음 놓고 보일러를 켜도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지역 카페 회원은 난방비만 22만6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며 "난방비 부담이 너무 커 당장 집 보일러 온도를 내렸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