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하이힐' 높이 때문? M&M’s 초콜릿 캐릭터 퇴출된 이유

“외형 바뀐 캐릭터들, ‘Woke M&M’”

“조작된 어리석은 선동에 반응한 것”

M&M's의 마스코트 캐릭터들 (Spokescandies)의 변화. M&M's 홍보 유투브 영상 캡처M&M's의 마스코트 캐릭터들 (Spokescandies)의 변화. M&M's 홍보 유투브 영상 캡처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초콜릿 브랜드 엠앤엠즈(M&M’s)의 마스코트 캐릭터들의 활동이 정치적 분쟁으로 인해 중단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포브스 등에 따르면 엠앤엠즈를 생산하는 제과업체 마스(Mars)는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사탕대변인(spokescandies)’을 맡고 있던 엠앤엠즈 캐릭터들에 대해 무기한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보수성향 방송인 Fox뉴스 채널의 진행자 터커 칼슨이 ‘Woke M&M’이라며 공격한 지 1년 만에 제조업체 마스가 항복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월 마스는 엠엔엠즈의 마스코트 중 ‘여성’인 녹색 초콜릿과 갈색 초콜릿의 외형에 작은 수정을 가했다. 녹색 마스코트가 신고 있는 부츠를 운동화로 바꾸고, 갈색 마스코트가 신은 높은 스틸레토 킬 힐을 조금 낮춰 미들 힐로 바꿨다.

이를 두고 칼슨이 “M&M은 마스코트들이 완전히 구리고 완전히 양성(性)적일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엠앤엠즈의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아 그중 누구와도 술을 마시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수 진영까지 합세해 여성 마스코트들에 편한 신발을 신긴 것이 진보 진영의 ‘Woke-washing’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Woke-washing’이란 사회 문제에 깨어있는 척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지 않거나 오히려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Woke’ 자체의 의미는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과 비슷한 ‘젠더 및 인종, 성소수자 차별 등에 대해 이해하고 행동하는 깨어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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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슨의 비난을 시작으로 보수 진영에서는 ‘Woke M&M's’를 연이어 조롱하는 사태가 지속됐다.

이번달 M&M's에서 새롭게 출시한 상품. 트위터 캡처이번달 M&M's에서 새롭게 출시한 상품. 트위터 캡처


그러다 이번달 마스가 “Supporting Women”(여성을 지지한다)이라는 문구가 적힌 한정판 상품을 출시하면서 갈등에 다시 불이 붙었다.

M&M의 패키지에 여성 캐릭터만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패키지 판매로 얻은 돈은 여성을 위한 자선 단체에 기부됐다. 또, 녹색과 갈색에 이어 새로운 보라색 여성 마스코트가 등장했는데, 그녀는 ‘플러스 사이즈’, 달리 말하면 ‘뚱뚱한’ 외양을 지녔다.

칼슨은 방송에서 “Woke M&M이 돌아왔다”라고 말하며 “덜 섹시해진 초록 캐릭터는 분명 레즈비언이 됐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공격의 대상이 된 엠앤엠즈는 결국 “지난해 우리가 마스코트에 준 약간의 변화가 인터넷에서 이런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면서 “결과적으로 현재 상황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려는 우리가 제일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하며 백기를 들었다. 또 “당분간은 마스코트 캐릭터들 대신에 배우이자 가수인 마야 루돌프를 모델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부당한 백래시에 굴복한 엠앤엠즈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셌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엠앤엠즈 초콜릿은 손에서 녹지 않는다지만 마케팅 담당자는 그렇게 단단하지 않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로버트 셰리든도 "조작된 어리석은 선동에 반응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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