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게임 체인저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의 사막에서 세계 최초의 핵분열 기폭 장치가 성공적으로 폭발했다.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거의 3년 만이다. 미국은 곧바로 핵폭탄을 만들어 8월 6일과 9일 각각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우라늄 농축 폭탄인 리틀보이와 플루토늄 폭탄인 팻맨이다. 이 폭탄 투하로 한순간에 두 도시가 완파됐고 20만여 명이 사망했다. 아시아태평양 전쟁을 지속할 의지가 꺾인 일본은 항복을 선언했고 제2차 세계대전은 끝이 났다. 핵폭탄이 세계 대전과 무기 역사를 바꾼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이다.

관련기사



게임 체인저는 전쟁·경영 등에서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나 상품·아이디어·제조자 등을 뜻한다. ‘게임 체인저’라는 말은 1980년대 스포츠 게임에서 결정적인 플레이를 언급할 때 자주 쓰였다. 그 뒤 1990년대에 비즈니스 용어로, 2000년대 들어 정치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인류 전쟁사에서 게임 체인저는 돌·몽둥이→ 철제 칼·창→화포·총 등으로 발전해왔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이 처음 만든 탱크(전차)는 철조망과 참호·기관총이 주력인 참호전을 돌파한 게임 체인저가 됐다. 독일은 2차 대전에서 대규모 탱크 부대를 앞세워 유럽을 파죽지세로 장악했다. 독일 축구 대표팀을 일컫는 ‘전차 군단’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인 ‘킨잘’,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하이마스(트럭처럼 바퀴가 달린 로켓 시스템)’ 등이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고 있다. 게임 체인저급 무기 개발은 첨단 과학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국 정부가 에이브럼스 탱크 31대, 독일이 레오파르트2 탱크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보급·훈련 기간이 적지 않게 걸리겠지만 이 탱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탈냉전이 신냉전으로 바뀌면서 세계의 블록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응하면서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려면 우리도 게임 체인저급 무기 개발로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

오현환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