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반도체입니다. 83년 모기업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의 반도체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부 고객사에서는 주문 내용보다 더 높은 질의 제품 사양이라고 말할 정도죠.”
엄재철(사진) 한국쿠제 대표는 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 회사에게 품질과 기술적 측면에서 품질 우위의 독보적인 메이커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고객이 안심하고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한국쿠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인접한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단 외국인투자단지 내에 위치한다. 이 회사에서는 반도체 생산설비 및 디스플레이 생산설비에서 가장 중요한 가스 라인을 연결하는데 사용되는 심레스 스테인리스 크린튜브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엄 대표는 1991년 아남전자에 입사해 10년 간 근무한 후 2008년 한국쿠제로 자리를 옮겼고, 2014년 상무이사로 승진한 후 2015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2019년부터는 경기도외국인투자협의회 수석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아남전자 재직 시절부터 구매와 영업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는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코로나 팬데믹도 버틸 수 있었다. 엄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은 국민 개개인은 물론 모든 기업들을 힘들게 했는데 다행히 그 동안 쌓아온 신뢰와 임직원의 열의로 위축된 무역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며 “2018년 1000만불 수출의탑, 2020년 2000만불 수출의탑 수상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3000만불 수출의탑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쿠제가 경기도 품질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엄 대표는 품질향상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경기도가 주최하는 품질혁신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의 품질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한국표준협회 경기강원지역본부가 전담기관으로서 품질불량, 현장개선, 공정개선 등을 진행한다”며 “제조업 회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이 사업을 통해 한국쿠제 역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품질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엄 대표의 요즘 고민은 단축된 근로시간 등 근무환경 변화다. 엄 대표는 “주52시간 근무제는 회사로서는 인건비 상승과 직원 채용난이라는 어려움을 가져왔는데, 직원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가 줄었다”며 “내국인이 좀처럼 채용되지 않아 외국인을 고용하려해도 이들은 주52시간 근로가 아닌 더 긴 근무시간을 원하고 있어 인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쿠제는 이제 기업들에게는 필수가 된 환경·사회적 책임·기업 지배구조(ESG)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남전자 재직 시절부터 친환경에 관심을 가져온 엄 대표는 “ESG가 우리사회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ESG를 모르면 기업이 성장을 못하고 투자자는 돈을 벌수 없게 됐다”며 “전기차 구입, 태양광 설치 등 구체적인 실천도 중요하지만 한국쿠제는 회사 전사적으로 ESG 인식저변확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곧 ESG 전담 조직을 만들고 ESG 이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며 “기업의 이윤만 추구하지 않고 소비자·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매년 사회공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