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생존의 기로에 몰렸던 ‘저비용항공사(LCC)’에 잇따라 투자한 사모펀드(PEF)들이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다시 열리자 잭팟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급락한 LCC를 인수하거나 신규 투자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은 올해부터 투자금 회수에 나서 고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중견 사모펀드 운영사인 VIG파트너스는 최근 자금난에 처한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인수하고 11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VIG파트너스는 중견 건설 업체 성정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최고 400억 원에 인수한 후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앞서 성정은 2021년 법정관리 중인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사들였지만 국토교통부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미루자 새 주인을 물색했고, VIG 측이 AOC 재발급에 대한 리스크까지 감수하며 적극 인수에 나선 것이다. VIG 측은 이스타항공이 운수권을 보유한 알짜 노선 ‘김포~제주’에 재취항할 경우 빠르게 항공사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티웨이항공(091810)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2021년 재무 여력이 감소한 티웨이항공에 8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JKL 측은 1년 만인 지난해 217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티웨이항공 지분 21.24%를 보유한 JKL파트너스는 항공 수요 회복과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따른 수익 개선 등을 기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면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인천~시드니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최근 호황인 일본 노선을 확대해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003490)과 이사아나 간 합병에 따른 국제선과 국내선 운수권 추가 확보도 추진 중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항공권 평균 판매 단가가 오르고 있고 ‘김포~제주’와 일본 등 알짜 노선이 LCC의 수익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CC가 다시 날개를 펴면서 JC파트너스는 2021년 인수한 에어프레미아 매각을 통해 대박을 노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황금 노선인 ‘인천~LA’에 신규 취항하면서 올해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2021년 홍콩 기반 물류 기업인 코차이나의 박봉철 회장과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면서 유상증자를 포함해 1000억 원가량을 투입했지만 매각가로 2000억 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보유 지분(51.5%) 매각에 나선 JC파트너스는 유력 원매자와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설사 매각 논의가 연기되더라도 회사 가치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매각 작업을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