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피해 도주하다가 오토바이와 화물차 등을 연이어 들이받은 40대 음주 운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고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망했다.
지난달 31일 광주지법 형사2단독(박민우 부장판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도주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4)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11시 55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와 화물차 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6%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그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보자마자 도주했다. 그 과정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B씨(22)를 들이받았다.
골절상을 입은 오토바이 운전자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반대 차선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C씨(51)의 화물차와 공사장 울타리를 연이어 들이받았다. 사고를 낸 A씨는 다친 B씨와 C씨에 대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인근에 차를 세운 뒤 달아나려다 주변에 있던 행인들에게 붙잡혔다.
수사기관은 채혈을 통해 A씨의 음주운전 사실을 밝힌 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매우 빠른 속도로 달아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라며 “지난 2013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A씨는 공소가 제기되기 전 사망 피해자의 유족에게 손해배상금 지급 등에 합의했고, 사망 피해자의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나타낸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