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돌풍에 놀란 구글이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라는 AI 챗봇을 비롯한 프로젝트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가동하며 전면 대응에 나섰다.
31일(현지 시간) CNBC가 입수한 구글의 내부 문건과 소식통들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여러 AI 기반 채팅 제품에 대한 테스트 작업에 돌입했다. 어프렌티스 바드에 대한 시범 운용에 나선 것을 비롯, 클라우드팀에 ‘아틀라스’라는 챗봇 프로젝트를 맡겼으며, 또 다른 부서는 질의응답 식으로 검색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검색 엔진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프렌티스 바드는 2020년 구글이 내부적으로 도입했다가 중단한 챗봇 '미나(Meena)'를 이어받은 것으로, 구글의 대화형 기술 ‘람다(LaMDA)’를 활용하고 있다. CNBC가 입수한 구글 내부 메모에 따르면 람다 관련 팀은 단기적으로 챗GPT에 대응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팀원들도 챗GPT 대응과 무관한 미팅에는 참여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
구글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급부상하는 챗GPT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현재 구글이 장악한 검색엔진 시장 등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한 후 나타나는 링크를 클릭해 들어가는 구글의 검색 방식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을 받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는 질의응답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답을 제공한다. 챗GPT가 출시 40일 만에 일간활성이용자(DAU) 수 1000만 명을 넘길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AI를 채팅과 검색에 사용하는 방법에서 2023년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극적으로 발전할 것일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대응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구글은 최근 사내에 ‘코드 레드(적색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CNBC는 구글이 어프렌티스 바드와 챗GPT를 비교 실험한 결과, 어프렌티스 바드의 응답이 더 최근의 일을 반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령 어프렌티스 바드에게 최근 1만 2000명을 해고한 구글이 또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어프렌티스 바드는 "올해 또 다른 정리해고는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은 비용과 조직 구조를 줄이기 위해 단행되는데, 구글의 매출은 2021년 34% 늘었고 주가도 2022년 1월 대비 70% 증가했다"고 답했다. 구글은 또 챗GPT와 람다도 비교했으며, 챗GPT가 구글 신입사원과 맞먹는 수준으로 코딩을 짤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람다에 대한 평가는 내부 문건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