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첫날만 7명 당대표 후보등록…金-安, 이번엔 '윤심팔이' 공방

[막 오른 與 3·8 전대]

安 "尹과 최상의 조합" 강조에도

金 "윤심 호소인이 등장" 날세워

尹, 安측 김영우 통합위원직 해촉

김기현에 힘실었지만 효과는 의문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2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에 치열한 지지율 경쟁을 벌이면서 ‘윤심(尹心)’을 놓고 초반부터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심팔이’ 공방까지 나오고 있어 집권 여당으로서 정책 비전 대결보다 오로지 ‘윤심’ 경쟁만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후보등록 첫 날 김·안 의원을 비롯해 황교안 전 대표, 윤상현·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등 총 7명이 당대표 후보로 등록했다.



김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안 의원을 향해 “대통령을 본인의 당 대표 선거에 자꾸 끌어들여 악용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포문을 열었다. 앞서 진행된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갑자기 윤심 호소인이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이라며 “자신의 상품으로 경쟁하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핵심 의원들도 안 의원이 ‘가짜 윤심팔이’를 하고 있다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차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직을 포함한 당직을 맡지 않겠다며 돌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그는 “일부 후보 측에서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퍼뜨리며 정치적 음해를 가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저를 대통령의 뜻까지 왜곡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으려 하고 있다”며 안 의원 측을 정조준했다. 장 의원은 또 앞서 안 의원 측이 자신과의 통화 내용을 왜곡해 언론에 공개했다고도 했다. 국회에서는 기자들과 만나 “사적인 전화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도의적으로 너무 심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도 안 의원에 대해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을 걸던 분”이라며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직격했다. 안 의원의 국민의당 부채 이자를 합당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청구했다는 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국정과제·인사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견이 있었다는 점 등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다시 말해 안 의원은 윤심 후보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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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을 두고 ‘나경원 사태’를 연상시켜 역풍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친윤계 의원들의 메시지는 당원들에게 ‘흔들리지 말라’고 (윤심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면서 “후보 등록이 시작된 마당에 안 의원을 나 전 의원처럼 주저앉힌다거나 하는 의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제66차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제66차 "더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서 강연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계가 한목소리로 안 의원을 겨냥해 비판몰이에 나선 것은 최근 안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안 의원을 ‘비윤’ 이미지로 굳히는 것이 김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국민의힘 지지층 363명)을 대상으로 실시돼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당 지지층에서 안 의원은 34%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20%로 양자 간 격차는 오차 범위(±3.1%포인트) 밖인 14%포인트에 달한다. 양자 대결에서는 안 의원이 50%, 김 의원은 32%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현재 두 후보의 대결은 ‘친윤’ 대 ‘비윤’ 구도가 아니라 ‘친윤’ 대 ‘범윤’ 구도”라며 “수도권 책임당원도 37%이기 때문에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안 의원은 친윤계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범윤’ 프레임 구축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밝힌 출사표에서 “저는 윤힘이 되기 위해 나온 후보다. 윤 대통령과는 최상의 조합”이라면서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마포 포럼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친윤계의 공격이) 요즘 여론조사 추세를 보고 불안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하면 당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이 있을지로 대결을 했으면 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안 의원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하며 김 의원 쪽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최 평론가는 “한쪽으로 치우친 캠페인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라며 “전대가 윤심 경쟁보다 집권 여당의 비전을 내세우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한나 기자·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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