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검찰수사 과정에서 제기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사실관계를 답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정치적 프레임 씌워서 매도하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2차 소환조사에 신속히 응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이어 이 대표의 ‘정자동 관광호텔 특혜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일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검찰수사를 비판하는 데 대해 “최측근들이 민간업자들과 유착돼 특혜를 제공하고, 사익을 추구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돼 기소된 상황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게 당연한데, 이를 정치적 수사로 표명하는 건 심히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검찰 측은 현재 1차 조사에 이어 2차 조사 일정을 두고도 줄다기리를 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출석을 요청했으나 이 대표는 또 다시 ‘주말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현재 변호인을 통해 구체적인 출석일자를 협의 중”이라며 “신속한 조사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조사에서 이 대표가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점을 염두에 둔 듯 “당사자 확인이 불가피한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정적인 상황을 전제로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추가조사 이후에 조사결과 및 증거관계, 수사경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2차 조사 시점을 11~12일로 보고 있다. 가장 빠른 주말인 4일에는 민주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장외투쟁’이, 5일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2회 출석조사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여러 일정 등을 고려해 최소화해 요청드린 것”이라며 “그럼에도 피의자 측에서 조사 일정이나 시간 등을 정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조사를 위해 노력 중인 수사팀을 흠집내기식으로 발언하고, 일방적으로 악의적 정치 프레임으로 매도하는 부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사팀의 진상 규명을 위해 적극적인 소명을 더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모 호텔 시행사가 호텔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각종 특혜를 줬다는 혐의(업무상 배임·직권남용)로 고발된 사건을 대장동·위례 사건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2차 조사 후 대장동·위례 사건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합쳐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백현동 개발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해 순차적으로 수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론보도] 檢 “이재명, 질문엔 답 없이 수사팀 매도…신속히 2차 출석하라” 기사 관련
본지는 지난 2월 2일자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성남시 정자동 모 호텔 시행사가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성남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시행사 측은 “관련 법령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수행한 것이지,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