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0%대 성장’ 추락 막으려면 기술 초격차와 인재 육성이 답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30년 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은 2일 발표한 ‘인구가 감소하는 성장 모형과 한국 경제에의 적용’ 논문에서 한국의 2050~2060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9%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를 가정하고 성장 모형을 시뮬레이션해 2060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예측한 결과다. 이 학회장은 부족한 노동력을 자본과 기술로 대체하지 못하면 성장률이 0.2%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총체적 복합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무역적자가 126억 9000만 달러로 195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8%로 올리면서도 한국은 2.0%에서 1.7%로 낮췄다. 우리 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이다. 또 전경련이 주요 5개국(G5)의 사회적 자본, 규제 환경, 혁신성, 인적 자본, 경제 자유도 등을 포함한 총요소생산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미국을 1로 뒀을 때 한국은 0.614에 불과했다. 독일·프랑스·영국은 물론 일본에도 생산성이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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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 수준인 잠재성장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2060년 평균 0.8%로 떨어질 것으로 봤고 한국금융연구원도 2030년에 0%대로 급락한다고 예상했다. 잠재성장률 0%대는 경제가 성장을 멈추고 정체 상태에 빠짐을 의미한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는 돌파구는 초격차 기술 확보와 고급 인재 육성이다. 이 학회장도 인구 증가율에 비례해 성장률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기술 진보, 노동력의 질적 향상, 투자를 통한 자본 축적 등이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정치권 모두가 협력해 규제 혁파와 노동·연금·교육 등 구조 개혁을 서둘러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고급 인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식어가는 성장 엔진을 되살려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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