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해상운임 급락…HMM 매각 급물살 타나

해운업 불황…전년比 5분의 1 수준

몸값 높은 HMM 매각가 떨어질듯

산은, 매각자문사 선정작업 돌입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가까이 급락하면서 HMM(011200)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운업 불황 우려에 따른 해상 운임 하락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몸값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5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SCFI는 3일 1006.89포인트로 전주 대비 22.86포인트 내렸다. 전년 동기(4980.93포인트)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 폭만 8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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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업계는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SCFI로 대표되는 해운 업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해상 운임 하락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SCFI가 단기 운임 변동을 나타내는 만큼 화주들과 장기 계약을 맺는 HMM이 받는 충격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지만 운임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HMM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업황 불황이 꽉 막혀 있던 HMM의 매각 작업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종가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1조 원을 넘는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20.7%)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보유한 지분 가치만 4조 원 중반대다. 업계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두 기관의 영구전환사채(CB) 보유 물량까지 고려할 경우 적정 매각가가 7조~8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몸값은 빠른 민영화를 추구하는 매각자(산은)와 잠재적 인수 희망자 모두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조만간 발송하고 자문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은은 자금력이 있는 후보군 기업을 만나 인수 의향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086280)가 속한 현대차그룹, LX그룹, 삼성SDS, SM상선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에서 보여지듯 이번 정부가 HMM과 같은 공적 자금 지원 기업 매각을 질질 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HMM은 영구채 전환 문제가 있어 어떻게 매각에 나설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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