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싶어도 불이익을 당할 까봐 두려워하는 근로자를 위해 온라인 노조가 등장할 전망이다. 노조는 비노조 근로자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노동시장 내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올해 사업계획 중 하나로 온라인 노조 결성을 제시했다.
노조는 결성과 운영 모두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로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 초반에 수년간 머물러 있다. 사업장 규모가 낮을수록 이 비율은 크게 떨어진다. 직장갑질119가 작년 12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중복응답)는 1위(62.7%)로 '노조 가입 시 불이익 걱정'이 꼽혔다. 2위는 '기존 노조 활동에 대한 불신'(36.2%)다.
하지만 노조 활동은 근로자에게 이익이다. 직장갑질 119 조사에 따르면 조합원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은 비조합원의 가입률을 평균 10%포인트 가량 웃돌았다. 업무 상 재해시 대응을 보면 산재보험을 통해 치료받은 경우는 조합원이 61.6%로 비조합원(39.7%)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실직 경험도 조합원 보다 비조합원이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온라인 노조가 활성화된다면 근로자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두 차례 실시된 온라인 노조 가입 의향 조사에서 동의율은 40%대를 기록했다. 직장갑질 119 관계자는 "과거 노조의 임금 인상이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올렸지만, (현재는) 기업의 양극화가 노동의 약극화로 이어지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 격차가 더욱 커졌다"며 "기존 노조 보다 문턱은 낮지만 권리 향상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노조 형태(온라인 노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직장갑질119는 온라인 노조 출발점으로 새마을금고와 같이 직장 내 괴롭힘이 불거진 직종별 모임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야근, 근로계약, 원·하청, 성별, 5인 미만 사업장 등 5대 분야에서 일어나는 노사 부조리와 불법을 근절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