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빙하기’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평택캠퍼스 제4공장(P4)의 건설이 수개월가량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평택캠퍼스 건설 협력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협력 회사들 사이에서 P4 건설 일정이 작업 구간에 따라 3~4개월가량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당초 올해 1월 시작 예정이었던 P4 1단계(Ph1)는 4월 이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P4는 골조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계획 변경이 현실화할 경우 단계(Ph1~4)별로 최대 1년 가까이 공기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협력사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연장, 야간 근무 없이 주간 근무로만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협력사들 사이에서 공기 지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반도체 위기 속에 투자를 늦춘다는 의미보다는 지금까지 공사 단축을 위해 서둘러왔던 일정을 정상화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공기 단축을 위해 조기 출근, 야간·주말 특근 등을 계속 이어가며 속도를 높였지만 앞으로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야근, 주말 작업 등을 최소화해 자연스러운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건설 지연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불어닥친 시장 침체의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잇따라 긴축에 들어선 경쟁 업체들과 달리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설비투자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메모리 사업에서 1분기 적자 가능성이 우려되는 등 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투자는 진행하되 자연스러운 속도 조절을 유도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30년까지 총 6개 라인(P1~6)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삼성전자는 현재 P3·P4를 건설 중이다. P3는 공장을 가동하면서 건설 마무리 작업 중이고 P4는 골조 공사를 시작한 상태다. P5 이후 공장은 부지를 확보해놓은 상태에서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P4의 공기 지연 가능성에 대해 “공기 지연을 계획한 바 없다”며 “현재 예정된 일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