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두달동안 새 계약 고작 5건…디지털 손보 실적 기대이하

혁신 앞세웠지만 소비자들 외면

출범 넉달 카카오페이손보 부진

하나·신한EZ손보도 적자 기록

그나마 캐롯만 가입 100만건 돌파





혁신을 앞세우면서 보험 업계의 ‘메기’ 역할을 기대했던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현재 온라인 금융 사기와 직거래 사기 피해를 보상하는 ‘금융안심보험’만 판매하고 있는데 신계약 건수는 10월 2건, 11월 3건 등 총 5건(단체 기준)에 그쳤다. 출범 전부터 카카오페이손보는 빅테크 플랫폼을 바탕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보험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장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445억 원을 기록했는데 카카오페이손보·카카오페이증권 등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 기준 지난해 실적은 275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지난해 카카오증권·카카오손해보험 등 자회사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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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계열 디지털손보사 하나손해보험도 지난해 연간 70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21년에는 사옥 매각 효과로 207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일회성 비용 효과가 사라지면서 적자 전환됐다.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손보사 신한EZ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10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캐롯손해보험은 상품 혁신으로 주목 받고 있다. 캐롯손보는 최근 퍼마일자동차보험 론칭 3주년을 맞아 누적 가입 건수 100만 건 돌파했다고 밝혔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를 측정해 탄 만큼만 매월 후불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꿨다고 평가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1%대 수준이며 올해 흑자 전환도 어려운 상황이다.

디지털 손보사들은 기존 전통적인 보험사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등장했으며 디지털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고객의 편의성 제고에 맞춰져 있는 디지털 손보사의 전략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디지털 보험회사 사업모델 연구’ 보고서를 통해 “초기 디지털 보험사의 안정적인 시장 정착을 위해 단기적으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상품 제공에 중점을 두되 향후 시장 확대 및 지속 성장을 위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 연결 및 독자적 기술 기반 솔루션 제공 등 사업 모델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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