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약속의 땅서 보란듯…셰플러, 세계 1위·상금 46억 '싹쓸이'

◆PGA 피닉스 오픈 2연패

19언더로 2위와 2타차 정상 올라

시그니처 16번홀서 4m 퍼트 성공

첫 우승컵 품은 무대 '스코츠데일'

작년엔 '6전4승' 신드롬도 보여줘

16일 타이거 우즈와 샷대결 '주목'

스코티 셰플러가 13일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결정적인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스코티 셰플러가 13일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결정적인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13일 PGA 투어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캐디 테드 스콧과 포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스코티 셰플러가 13일 PGA 투어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캐디 테드 스콧과 포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13일 PGA 투어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스코티 셰플러가 13일 PGA 투어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27·미국)에게 스코츠데일은 ‘약속의 땅’이 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의 한을 풀어준 골프 해방구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6억 7000만 원)와 세계 랭킹 1위 타이틀을 모두 가져갔다.



셰플러는 13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2위 닉 테일러(17언더파 267타·캐나다)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셰플러는 타이틀 방어와 함께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이후 10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10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내줬던 세계 1위의 자리도 이번 우승으로 되찾았다.




스코츠데일이 셰플러에게는 약속의 땅이 된 셈이다. 2019~2020시즌 신인왕에 오르고도 두 차례 준우승 등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그가 71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달성한 곳도 스코츠데일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3차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차지한 그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까지 6개 대회에서 4승을 쓸어 담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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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셰플러는 전반에만 버디 3개로 3타를 줄였으나 10번 홀(파4)까지 버디 5개를 낚은 테일러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셰플러가 다시 치고 나간 것은 13번 홀(파5)이었다. 티샷을 366야드나 날린 뒤 2온에 성공한 그는 6.4m 거리의 이글 퍼트를 떨어뜨려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홀 주변으로 1만 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스탠드가 들어서 ‘콜로세움’이라 불리는 16번 홀(파3)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뽐냈다. 스탠드 바로 앞에서 시도한 어프로치 샷이 좀 강해 핀까지의 거리가 4.6m로 만만찮았는데 이것을 넣어 파 세이브에 성공하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에 따라 파 퍼트를 놓친 테일러에 2타 앞서갔다. 기세를 이어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은 셰플러는 “오늘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최고의 순간은 없었지만 훌륭한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피닉스 오픈은 매년 60만~70만 관중이 몰리는 ‘팬들의 메이저’다. 셰플러는 최대 인파의 골프 대회에서, 그것도 가장 시끄러운 홀에서 클러치 퍼트로 2연패에 성공하며 ‘무대 체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스코츠데일의 기운을 받은 셰플러가 지난해 보여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재연할 수 있을까. 셰플러는 16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과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7개월 만에 투어 무대로 복귀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번 홀(파4)에서 버디로 1타를 줄인 테일러는 6언더파의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단독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테일러와 함께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욘 람(스페인)은 3타밖에 줄이지 못한 채 14언더파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매킬로이는 4언더파 공동 32위에 머물러 셰플러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임성재(25)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로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전날보다 순위를 끌어올리지는 못했으나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7위), 지난달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공동 4위)에 이어 2022~2023시즌 PGA 투어에서 세 번째 톱 10을 기록했다.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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