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기대 못미친 日 성장률…스텝 꼬이는 ‘금융완화 출구 찾기’

작년 4분기 0.6% 증가에 그쳐

예상치 밑도는데 1분기도 ‘암울’

신임 BOJ 총재 내정된 우에다

‘저금리서 전환’ 추진 쉽잖을 듯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민간 소비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설비투자 등 기업 경기가 위축된 영향으로 경제 회복 속도는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시장에서는 금융 완화 정책의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내정자가 취임 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지난해 4분기 일본 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0.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4.6%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같은 해 3분기 마이너스(-1.0%)로 돌아선 뒤 2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1.1%로 2021년(2.1%)에 이어 2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일본 정부가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해외 입국을 지난해 10월 재개하고 자국민의 국내 관광을 지원하는 등 내수 진작 정책을 편 것이 경제 플러스 전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일본 GDP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지난해 4분기 0.5% 증가했으며 수출도 1.4%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완만하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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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인 1.8~2.0%를 한참 밑돌았다.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는 의미다. 또 다른 주요 항목인 설비투자(-0.5%)와 민간 재고(-0.5%)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이와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반등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느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올 1분기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행이 지난 10년간 ‘고집’해온 저금리로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5%를 기록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져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도 일본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날 공식 내정한 우에다(사진) 일본은행 총재 내정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 내정자는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기록적인 엔저(엔화 가치 하락)를 불러온 저금리, 대량 채권 매수를 통한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의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급진적인 금융 정책 ‘피벗’은 일본 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경제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고 짚었다. 이에 우에다 내정자도 총재 내정 사실이 알려진 후 “금융 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급격한 정책 변환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2.91엔까지 올라 지난달 6일(134.77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은이 당분간 금융 완화 기조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쪽으로 반응했다. 로이터통신은 “금융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해나가야 하는 우에다 내정자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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