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차기 회장으로 사실상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241520) 대표(사진)가 확정됐다. 상대 후보였던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가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윤건수 대표가 단독 후보로 오른 것이다. 다만 윤 대표 후보 추천안이 이사회 찬반 투표에서 간발의 차로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회장 취임 이후 리더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본지 2월 8일자 16면 참조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15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안다즈호텔에서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윤 대표를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윤 대표는 오는 17일 열릴 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들의 의견 청취 시간을 가진 후 제15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해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지성배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정기총회에서 추대되는 형식으로 윤 대표가 차기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라며 “회원사들의 의견을 간단히 듣고 동의를 구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날 이사회에서 약 10분간 차기 협회 운영 계획과 벤처캐피탈 업계의 발전 방안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윤 대표는 ▲회수시장 활성화 ▲민간 모펀드 조성 ▲정확한 벤처투자 통계 데이터 구축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대영 대표는 이사진들에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회의장을 떠났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윤 대표는 한국기술투자 벤처투자본부장, LB인베스트먼트 기업투자본부장을 거쳐 2012년 DSC인베스트먼트를 창업했다.
이번 회장 선거는 윤 대표와 김 대표 2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지난 7일 열린 1차 이사회에서 김 대표가 불참하면서 후보 추천안 의결이 2차 이사회로 연기됐었다. 그사이 김 대표가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윤 대표가 단독 후보로 추천되는 안이 유력했었다.
이사회에는 지성배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을 비롯해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신기천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대표 등 협회 이사진 42명 중 30명이 참석했다. 찬반 투표는 별도로 마련된 기표소에서 이사들이 투표용지에 찬반을 기입하는 무기명 비밀투표 형태로 진행됐다. 표결 결과 윤 대표의 후보 추천안에 대한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간신히 안건 의결이 이뤄졌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VC 대표는 "최근 회장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의 영향으로 윤 대표 추천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사도 많았던 것 같다"며 "윤 대표가 회장 취임 이후 업계를 통합하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회장 선거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다. 윤 대표와 김 대표 모두 불출마를 합의했다가 윤 대표가 이를 번복하면서 두 후보 간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었다. 또 1989년 벤처캐피탈협회 출범 이후 복수 후보가 출마한 첫 선거였던 탓에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