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회주의 좌파, 중국, 러시아가 우리를 괴롭히는 것을 참지 않습니다. 그에 맞서 발차기를 할 때 (하이)힐을 신고 있으면 그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정가에서는 니키 헤일리(51·사진) 전 유엔 대사가 트위터에 올린 2024년 대권 도전 동영상이 단연 화제를 모았다. 보수 백인 남성이 주류인 공화당 내에서 인도계 여성 정치인의 대권 도전이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공화당은 최근 8번의 대선 중 7번 패배했다”며 “이제 새로운 리더십이 재정을 책임지고 국경을 안전하게 하며 국가의 자긍심, 우리의 목적을 더 강하게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기득권층에 대한 그의 날 선 비판은 다분히 당내 1위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2024년 대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할 경우 자신은 대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이날 출마 선언으로 이를 번복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인도 이민자의 딸임에도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하원의원을 거쳐 39세에 주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활약하며 글로벌 외교 현장을 누볐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역사상 첫 비백인·비남성 주지사이며 두번째 인도계 주지사”라고 밝혔다.
이처럼 공화당 주류와 동떨어진 이력을 가졌으나 정치 성향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며 외교정책은 매파적이다. 그는 유엔 대사 시절 북한을 향해 “무모한 행동을 계속하면 파괴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확고한 보수 성향이면서도 여성과 이민자로서 대중적 확장성을 갖춘 그가 공화당 대선 경쟁에 나설 경우 최종 후보로 선출되지는 못할지라도 부통령 러닝메이트 등 다양한 카드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