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지난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내놓은 대규모 금융 지원책이 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목표액의 2.81%, 새출발기금은 8.47%,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26.94%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2년간 41조 2000억 원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1조 1000억 원이 공급됐다. 통상 정책금융 상품은 출시 초기에 수요가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실적이다. 양 의원은 “정책금융 상품 시행 이후 약 6개월이 된 시점에 공급 실적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자영업자·소상공인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위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에 9조 5000억 원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올해 1월 말 기준 2672억 원만 공급돼 흥행에 참패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9월 시행한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금융권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받은 차주 등을 대상으로 개인은 5000만 원, 법인은 1억 원까지 최대 5.5% 고정 금리로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하는 정책이다. 지난해 10월 시행한 소상공인 새출발기금은 최대 30조 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입을 목표로 했으나 지난달 말 기준 신청액은 2조 5400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가 재결정되면서 정책 혼선도 빚어졌다.
이에 금융위가 올해 업무 계획에서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과 새출발기금의 적용 대상 확대 방안을 추가로 발표했지만 운용 실적이 나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 의원은 “금융 당국이 정책금융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현장의 수요를 면밀하게 살펴서 현장에서 수혜 대상자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