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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소매 헷갈리는 시장”…“초단기 옵션이 변동성 키웠나”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WSJ은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차기 연준 부의장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연은WSJ은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차기 연준 부의장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연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나오면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92%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28%, 0.11% 올랐는데요.

최종적으로 상승했지만 증시는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제 선방의 주역인 강세론자들이 좋아할 강력한 소비 지표에도 기준금리가 더 오래, 더 높게 간다는 것의 의미를 투자자들이 한참 쟀는데요. 오전 상황은 어제와 반대 측면에서 비슷한 그림이었습니다. 전날은 생각보다 견고한 인플레이션에도 증시가 나름 선방했었는데, 이날은 좋은 지표에도 초반에 증시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죠.



반면 확실히 국채금리는 뛰었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때 연 3.81%를 넘었고 2년 물은 4.7%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6개월과 1년 금리는 5%를 넘겨 거래됐는데요.

종목별로는 예상을 상회한 실적에 로블록스와 에어비앤비가 각각 26.38%, 13.35% 폭등했죠. 오늘은 소매판매와 기준금리, 복잡했던 증시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식음료 서비스 전년 대비 7.2% 급등 13개 세부항목 모두 플러스”…“강력한 소비 골디락스 계속 지지 vs 소매가 더 오래·더 높은 금리 의미 되새기게 해”


먼저 소매판매 자료부터 보죠. 이날 나온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 증가한 6970억 달러로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치 중앙값이 2.0%, 다우존스가 1.9%였으니까 예상을 크게 웃돈 수치입니다. 지난해 12월 -1.1%였던 소비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여줬는데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를 고려해도 2.5% 수준의 성장세입니다. 금액이 큰 자동차를 빼도 2.3%로 시장 전망치(0.9%)를 압도했는데요.

세부적으로 보면 13개 항목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습니다. 전달 13개 가운데 10개가 마이너스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입니다. 전방위에 걸친 강한 소비인데요.

전자 및 가전제품(3.5%)을 비롯해 가구(4.4%), 자동차 및 부품 딜러(5.9%)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소매판매에서 유일하게 서비스 분야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식음료 서비스가 7.2%나 급증했는데요. 대부분의 서비스를 포함한 소비 상황은 24일에 나올 1월 개인소비지출(PCE)을 봐야 하지만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1월 신용·직불카드 사용액이 전년 대비 5.1% 증가해 12월(2.2%)보다 컸다고 했던 만큼 괜찮은 성적표가 나올 수 있을 듯한데요.

시장의 해석은 이날도 엇갈렸습니다. 매트 페론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의 디렉터는 “1월 소매판매는 강했고 강력했던 일자리 보고서와 함께 경제가 견고함을 보여준다”며 “이는 경제는 강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높지만 떨어지고 있다는 골디락스에 관한 생각을 지지해준다”고 평가했는데요.

1월 소매판매 현황1월 소매판매 현황


어제 1월 CPI로 인플레와의 싸움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임에도 고용과 소비가 유지되니 어려움(더 오래 가는 높은 금리)을 이겨내고 골디락스로 갈 수 있다는 거죠. 그동안은 인플레이션 둔화라는 무기 하나만 있었는데 강한 소비도 더해진 꼴입니다. 소매 자료 이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1분기 GDP 전망치가 2.2%에서 2.4%로 상향됐는데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알렉스 펠레 미즈호의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소비를 하고 있고 이는 미국 경제가 많이 둔화하지 않는다는 얘기이며 추세선 이상으로 성장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했는데요.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인 에드 야데니는 “새로운 데이터는 연준의 매파성을 완화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경제 전망을 크게 바꾸지도 않는다. 우리는 계속해서 디스인플레이션과 함께 소프트랜딩을 보고 있다”며 “연준은 기준금리를 5.1%(5.00~5.25%)로 인상한 뒤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날 나온 지표도 나쁘지 않았는데요. 뉴욕주의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5.8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였지만 시장 전망치(-18)를 웃돌았습니다.

주택 시장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N)·웰스파고 주택시장심리지수가 2월에 42로 전월 35보다 7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2013년 6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인데요. 여전히 심리악화를 의미하는 50 아래지만 조금씩 강세로 가고 있는 셈이죠.

로버트 디츠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각종 비용의 지속적인 변동성을 예상하지만 주택건축 시장은 몇 달 안에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후반과 2024년 초에 다시 과거 추세선대로의 건설 수준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점쳤습니다.

하지만 1월 고용과 CPI, 여기에 강력한 소매까지 더하면 금리인상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강한 소비는 결국 인플레이션이 지속한다는 뜻을 갖고 있죠. 엘리자 윙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멈추고 경제가 제한적인 둔화를 보이는 상황에서 강력한 소매판매는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가져가게 한다”며 “더 높은 최종금리에 대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 부분이 이날 증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했죠.

“파월 머릿속도 매·비둘기 본격대결”…“비둘기파, 브레이너드 공백 얼마나 빨리 메우느냐 중요”


금리인상을 걱정하는 이들은 많은데요. 기본적으로 더 높은 금리는 시장에 부정적 요인입니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상보다 강한 1월 소매는 투자자들이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을지 여부를 재평가하게 하는 최신 데이터”라고 지적했는데요. 다만, 금리선물시장은 어제 CPI 이후 최종금리 예상치가 6월에 5.25~5.50%로 오른 뒤 더 이상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현재 경기판단이 어려운 것은 투자자만이 아닌데요.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데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CNBC에 “지금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순간이며 몇 년 간 한목소리를 내왔던 매파와 비둘기파가 분화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의장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머릿속에서도 일어날 것이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비둘기파의 수장격이었던 레이얼 브레이너드가 연준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했는데요.

블라인더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지표와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에 파월 의장 스스로가 앞으로 더 매파로 가야할지, 비둘기파로 가야할지 크게 고민할 것이라고 본 겁니다. CPI와 소매판매가 이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는 뜻인데요. 그는 개인적으로는 소프트랜딩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주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도 했습니다. 파월 스스로도 머리가 복잡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이코노미스트들과 시장 관계자들의 생각은 더 어지러울 수밖에 없겠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연준 위원 성향 분석. 블룸버그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연준 위원 성향 분석. 블룸버그


연준과 관련해 WSJ은 다음 주 연준을 떠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로 가는 브레이너드의 후임으로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굴스비는 올 들어 시카고 총재로 일하기 시작했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CEA) 공동 의장을 지냈던 인물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정책 성향(-2~+2·- 비둘기 쪽, + 매파 쪽)이 -1로 -2인 브레이너드 부의장에는 못 미치지만 비둘기파로 분류되는데요.



지역 연은 총재와 연준 부의장의 역할은 다르기 때문에 백악관에서 브레이너드를 대신할 충분한 역할(?)을 요청할 경우 그의 정책 좌표는 다소 바뀔 수 있습니다. 브레이너드가 NEC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만큼 연준과의 정책조율이 더 좋아질 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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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굴스비, 또는 제3의 인물이 부의장으로 오자마자 브레이너드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굴스비만 해도 이름난 경제학자지만 2014년부터 연준에서 8년 간 있었던 브레이너드를 바로 다음날 따라잡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인데요.

CNBC는 굴스비와 함께 광의의 후보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 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브레이너드의 후임이 결정되기 전까지 연준이 약간 더 매파적으로 기울 수 있다”고 보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앞으로 한두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브레이너드의 공백을 얼마나 빨리 메울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어쨌든 소매판매 뒤로도 연준의 최종금리는 1차로 5.00~5.25%로 잡되, 5.25~5.50%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인지하고 있는 게 좋겠는데요. 그 뒤로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미 국채금리 상승은 연준의 긴축이 더 길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추가 인상)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며 “시장은 경제성장이 뒷받침되는 한 더 높은 금리로도 증시가 계속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JP모건, 시장이 암호화폐·밈주식 등으로 연준을 조롱”…“하루짜리 옵션 폭발적 거래, 시장이 사람들 혼란스럽게 해”


이어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이날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오랜 격언이 있는데 시장은 연준과 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와 밈주식, 수익성 없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연준을 조롱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개당 2만3300달러를 넘었습니다. 계속되는 더 오래, 더 높은 금리 얘기에도 개의치 않는 건데요. 연준의 생각과 반대로 변동성이 큰 밈주식과 수익성 낮은 주식에도 투자자들이 뛰어들면서 금융완화를 이끌고 있다는 얘기죠. 콜라노비치는 2년 만기 국채금리의 급등을 지목하면서 “단기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 나스닥이 5~10%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앞서 설명드렸듯 연착륙 또는 노랜딩 시나리오가 계속 생명력을 이어간다면 증시도 오름세를 보일 수 있을 텐데요. 핵심은 금리가 계속 올라도 버틸 가능성이 있느냐는 거겠죠. 사토리 펀드의 설립자 댄 나일스는 “연준이 금리를 6% 가까이 올릴 수 있다”며 “이는 지속적인 시장 반등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나쁜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봤는데요. 최종금리 전망치는 보는 이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더 높은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는 겁니다.

이는 계속해서 침체 가능성과도 연관이 되는데요. 6%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하면 침체 확률이 높아지게 되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라흐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누그러지는 데 시간이 걸리 수 있지만 고용과 임금상승률의 둔화, 견고한 인플레이션이 소비 의지를 갈수록 낮추게 될 것”이라며 “그 결과 우리는 올해 말에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은 예상보다 강한 1월 소매판매 이후 1분기 GDP 전망치를 2.2%에서 2.4%로 올려잡았다. 애틀랜타 연은애틀랜타 연은은 예상보다 강한 1월 소매판매 이후 1분기 GDP 전망치를 2.2%에서 2.4%로 올려잡았다. 애틀랜타 연은


별도로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르면 7월께 연방정부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이 나올 수 있다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분석이 있었는데요. 중국 정부는 미국의 중국 풍선 격추와 관련해 관련 기관을 제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은 지난해 이직자의 49%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높은 임금상승률을 적용받았다고 했죠.

추가로 블룸버그가 하루짜리 옵션거래가 시장의 흐름을 일부 왜곡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가뜩이나 경기 전망이 상반되고 연준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는 “이들 계약은 24시간보다 짧은 옵션들로 지난해 중반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 옵션거래의 확산은 작은 움직임을 큰 움직임으로 바꾸고 증시의 반전도 유도하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는 “어제(CPI 발표) 같은 큰 변동성이 좋은 사례”라며 "이들 옵션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시장”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최근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움직임 뒤에는 파생상품 거래가 있었다는 의미죠.

오늘도 시장이 하루 종일 혼란했습니다. 시장을 잘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시장의 움직임에 매몰되면 환영에 이끌려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을 듯한데요. 복잡할 때일수록 한 발짝 떨어져 조금 길게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방송됩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방송에서는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질의응답(Q&A)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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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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