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종현→최태원’으로 이어진 SK 인재철학, 장학퀴즈 50주년 역사 이끌다

EBS, 18일 장학퀴즈 50주년 특집 방송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인재양성에 관심

최태원 회장이 이어받아 민간외교 주역으로 발돋움

3차원 확장현실(XR) 기술로 구현된 1973년 2월 1회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차인태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장면. 사진제공=SK3차원 확장현실(XR) 기술로 구현된 1973년 2월 1회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차인태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장면. 사진제공=SK




SK그룹이 선경그룹 시절인 1973년부터 후원해 온 장학퀴즈가 이달 18일로 50주년을 맞는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EBS는 18일 낮 12시05분 ‘장학퀴즈 50주년 특집 ? 인재의 비밀’을 방송한다. ‘50년 역사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 컨셉으로 경기도 판교의 SK텔레콤 버추얼(Virtual)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1972년 MBC가 장학퀴즈 광고주를 구하지 못해 곤란한 처지에 놓이자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봐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며 당시로서는 처음으로 기업 단독 후원을 결정했다. 장학퀴즈 역대 출연자는 약 2만5000명, 방송 시간은 2000시간에 달하며 출연자 중에는 배우 송승환, 가수 김광진·김동률, 국회의원 김두관, 영화감독 이규형 등 각계 리더들도 많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이 1988년 6월 임직원과 함께 울산 석유화학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SK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이 1988년 6월 임직원과 함께 울산 석유화학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SK


최 전 회장은 장학퀴즈 후원에 이어 1974년에는 사재를 털어 민간기업 최초의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세계적 수준의 학자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재단은 학비뿐 아니라 생활비 일체를 제공하는 파격적 조건으로 젊은 인재들의 해외 유학 등 학업을 지원했다. 당시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이 넘는 유학비용을 지원한다는 공고가 나오자 대학사회가 떠들썩했다고 한다.



재단의 장학사업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지속돼 현재까지 장학생 4261명을 지원했고 세계 유명 대학 박사 861명을 배출했다. 교육이나 연수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이 1975년 워커힐호텔 부지 내에 국내 기업 최초의 연수시설 선경연수원(현 SK아카데미)을 만든 것도 인재 양성에 대한 최 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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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앞서 1972년에는 인재 양성 비용을 마련하고자 서해개발(현 SK임업)을 설립하고 조림사업에 나섰다. 충북 충주 인등산 등 여의도 면적 14배 규모의 부지에 수익성 높은 나무를 심어 매년 100만평씩 벌목해 회사 경영과 무관하게 장학기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경영을 물려받은 최태원 회장도 선친의 이같은 뜻을 이어받아 지식경영으로 발전시켰다. 최 회장이 구성원들의 통찰력을 키우고자 2017년 만든 이천포럼은 첫해 ‘지정학적 위기’라는 다소 낯선 개념을 다뤘다. 포럼에 참석한 SK 경영진은 경영 기법 등 익숙한 분야가 아닌 미중 관계 등 글로벌 갈등 구조를 학습하며 이런 요인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을 고민해야 했다.

불과 3년 뒤 찾아온 코로나 대유행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문제가 지구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현학술원도 2018년 설립 당시부터 지정학 리스크와 과학 혁신을 주요 의제로 다루며 글로벌 지식교류 플랫폼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학술원이 매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하는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는 환태평양 지역 정·관·학계 인사들이 모여 국제 정세를 논의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BS 장학퀴즈 50주년 특별방송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BS 장학퀴즈 50주년 특별방송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를 잇는 SK그룹의 지식경영은 내부 구성원 전반의 역량 강화 노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출범한 SK그룹의 사내교육 플랫폼 ‘마이써니’는 인공지능(AI), 행복, 사회적 가치 등 8개 분야로 출발해 현재 미래 반도체, 환경 등 13개 분야에서 2천여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확장됐다. 기본 지식부터 현장 기술인력에게 필요한 전문 영역까지 폭넓은 수준의 강좌를 제공한다.

최 회장은 2019년 AI시대를 대비한 구성원 역량 강화를 위해 일종의 ‘사내 대학’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이 발상이 마이써니를 탄생시키는 발단이 됐다고 한다. 지금은 SK 내부를 넘어 국내 대학과도 강의를 공유하며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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