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크라전 1년…주권·영토 침탈 막아내려면 힘을 키워야


러시아군이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침공한 지 1년이 흘렀다. 우크라이나는 1800개의 핵탄두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미국·영국·러시아 3국이 자국 영토와 정치적 독립 보장을 약속하는 내용의 ‘부다페스트안전보장양해각서(1994년 체결)’만 믿고 평화에 대한 환상을 꿈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집단 안보 체제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수많은 국민들이 피를 흘려야 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북유럽·동유럽 국가들은 국방비를 증액해 해외 무기를 도입하는 등 군사력 강화를 추진했다. 국제 정세가 탈냉전에서 신냉전으로 급변하는 과정에서 안보 위협을 느끼고 힘의 중요성을 깨달은 결과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주권과 영토를 침탈하려는 주변국의 침공으로 전면전이 어디서든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동북아시아에서도 우크라이나전과 유사한 영토 침탈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은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로 팽창주의를 노골화하면서 대만 침공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19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벼랑 끝 전술 차원에서 7차 핵실험과 국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달 ‘다음 전쟁의 첫 번째 전투’ 보고서에서 밝힌 “대만 위기 발생 시 북한은 한국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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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전쟁과 블록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서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므로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자강 능력을 키워야 한다. 미사일 역량 강화와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으로 압도적 군사력을 갖춰 주변국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안보 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또 싸울 의지를 갖고 군 기강 확립 및 실전 훈련 반복으로 실질적인 도발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와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 진영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한미 동맹 수준을 격상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아낼 수 있는 확장 억제 능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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