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마일리지 제도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마일리지 부채’ 축소 계획이 틀어졌다.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기업결합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인 마일리지 부채를 정리하는 과정이 꼬이면서 인수 전략에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대한항공은 “4월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제도 변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적립 및 공제 기준 변경, 신규 우수 회원 도입 등 제도 전반을 다시 검토해 새로운 정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규 마일리지안 발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제도를 만들기 전까지는 현행 방식이 유지된다.
마일리지 제도 개편이 전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한항공의 부채 문제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마일리지 부채는 항공기 리스 부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채 항목이다. 특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부채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갚아야 할 부채로도 불린다. 공제 비율에 따라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부채가 변동될 정도로 재무 전략을 짤 때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히 2019년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한 ‘한정’ 감사 의견이 나왔을 때도 마일리지 부채에 대한 문제가 컸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부채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내부에서도 공제율이나 기준이 골칫거리였다. 2017년 2조 614억 원이었던 이 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 6829억 원까지 5년간 6000억 원 이상 늘었다. 마일리지 부채는 줄어들지 않고 매년 상승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도 ‘마일리지 부채 개혁’으로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걸림돌을 치우려고 했지만 여론의 반발로 결국 개편안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실제 대한항공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부채 역시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9년 8052억 원이었던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9338억 원으로 1300억 원 이상 뛰었다. 기존 마일리지 체제 아래에서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부채 비율은 257%다. 아시아나는 10298%로 양 사 통합법인의 예상 부채 비율은 426%로 껑충 뛴다. 이 제도를 손대지 않으면 실제 아시아나 인수 자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부채는 매년 규모를 키우면서 경영과 아시아나와 인수합병(M&A)에 큰 짐이 되고 있어 앞으로 내놓을 개편안도 정교하게 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