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001740)가 SK그룹 오너가(家) 3세인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 체제 아래 ‘사업형 투자회사’로 기업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 사장이 합류한 2019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20여 개 스타트업에 2100억 원의 초기 투자를 집행하며 렌털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투자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국내외 150여 명의 투자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투자사업설명회(AGM)를 열고 최근 3년간의 글로벌 투자 성과를 소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최성환 사장은 환영사에서 “SK네트웍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혁신의 게이트 키퍼’가 될 것”이라며 “일상을 편하게 하는 혁신에서 더 나아가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우리의 영향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068400)와 SK매직 등 렌털에 쏠린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창업 이후 초기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이듬해 최 사장이 합류한 뒤 ‘사업형 투자회사’를 회사의 미래 방향으로 설정하고 투자 역량 확보에 집중해왔다. SK네트웍스는 ‘초기 기업 투자는 전문가 집단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자체적인 네트워크 형성에 나섰다. 창업자, 투자자, 기술·경제·법률 전문가 등 220여 명으로 구성된 ‘하이코시스템(Hicosystem)’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이 과정에서 최 사장이 SK 재임 시절 그룹의 첫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던 경험과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외아들인 최 사장은 중국 푸단대를 졸업한 뒤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특히 2017년부터 SK그룹의 지주사인 SK에서 사업지원담당, 글로벌 사업개발실장을 맡으면서 글로벌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들과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
최 사장이 주도하는 사업형 투자회사의 모델은 성장성 높은 영역에 투자하고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실제 SK네트웍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혁신의 심장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 지역을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직접 투자는 기술 진화에 맞춰 △디지털 전환 △웹3(Web3)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AI 기반의 무인 결제 시스템 개발사인 ‘스탠더드 코그니션’, 트랙터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사반토’, 버섯 균사체로 친환경 대체 가죽을 생산하는 ‘마이코웍스’ 등에 투자를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