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바이든 "나토 땅 1인치도 안 뺏겨" 푸틴 "올 신형 ICBM 배치"

◆'核 카드' 놓고 미러 갈등 고조

바이든 "뉴스타트 중단은 큰 실수"

B9 정상회의서 튼튼한 동맹 강조

푸틴 '3대 핵 전력 강화' 재차 시사

극초음속 미사일 대량 생산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의 안보 협의체인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의 안보 협의체인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은 가운데 ‘핵 카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또다시 핵전력 강화를 천명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경계하며 우군 결집과 대러 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러시아의 핵위협이 미국 내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을 노린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조국 수호자의 날’ 연설에서 “우리는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재차 선언했다. 3대 핵전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장거리전략폭격기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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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핵탄두를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신형 ICBM ‘사르마트’를 올해 배치할 것이며 킨잘과 지르콘 등 극초음속미사일의 대량 생산 및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21일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나온 발언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실상 핵위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거친 수사를 ‘임박한 위협’으로 평가하지는 않으면서도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식으로든 그들(러시아)이 핵무기나 ICBM 사용을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푸틴 대통령이 뉴스타트 중단 선언을 한 데 대해 “큰 실수이며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흔들림 없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유럽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러시아와 인접한 나토 동부 전선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2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거론한 뒤 “한 치의 나토 영토라도 방어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B9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략 등에 반발해 폴란드·루마니아 등 옛소련 9개국이 결성한 안보협의체다. 이날 회담에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발트3국 일대에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 공격용 헬기, 영공 정찰 자산 배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과 서방 진영은 대러 제재의 빈틈을 차단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에 대한 ‘집행조정기구(가칭)’를 신설해 대(對)러시아 제재를 약화시키는 국가와 기업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금지할 방침이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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