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어요. 소액이지만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간절함을 알리려고요.”
2021년 주거용 오피스텔, 일명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을 분양받은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생전 처음으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보냈다. 바뀐 제도 때문에 잔금 대출이 막히자 최근 국회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의 대출 어려움과 제도 개선을 지적한 박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가 강화돼 오피스텔의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들자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아파텔 소유자들이 제도의 부당함을 알리는 집회를 열거나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보내는 등 눈물의 투쟁을 펼치고 있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텔 소유자들은 카카오톡이나 온라인 카페에 ‘아파텔 규제 개혁 추진방’을 만들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파텔 소유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역차별이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지만 거주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한 경우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된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매길 때 보유 주택 수로 산정한다. 취득세는 무주택 기준으로 아파트(1.1~3.5%)보다 높은 4.6%를 낸다.
반면 대출을 받을 때 아파텔은 철저하게 ‘비주택’으로 분류된다. DSR을 산정할 때 오피스텔로 담보 대출을 받았을 경우 실제 상환 기간에 상관없이 만기를 8년으로 적용받는다. 최장 40년까지 만기를 적용받는 아파트와 달리 대출 만기 기한이 짧아지면 같은 소득이라도 대출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최근 나온 낮은 고정금리 대출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최저 3.25%)’도 받을 수 없다. 정부가 신청 대상을 주택법상 ‘주택’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세금 낼 땐 주택 취급, 대출 받을 땐 비주택 취급한다”며 ‘DSR 8년 만기 철폐, 특례보금자리론 포함’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절박함을 호소하기 위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에 조직적으로 민원을 넣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도 아파트 외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밝힌 박재호 의원이나 유의동 국민의 힘 의원의 계좌번호를 공유해 서로 후원을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