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열흘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총선 승리’ ‘공천 혁신’ 등 저마다의 승부수를 내세워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다.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의 울산 땅 시세 차익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둘러싼 후보들 간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김 후보는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땅 관련 의혹에 대해 “단 하나도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기에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 저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 우리 당내 인사들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수사해달라”며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를 공식화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해온 기조를 변경해 정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는 “불법으로 도로 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1800배 시세 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강수를 뒀다. 김 후보는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연달아 1강으로 치고 오르며 과반 득표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으로 제기되는 울산 땅 관련 의혹이 막판 지지율 확보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야당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김 후보를 향한 공격에 앞장섰다. 민주당은 김 후보와 땅을 거래한 김모씨에 대해 “울산에서는 김씨가 부동산 매매와 경매를 업으로 하는 이로 김 후보의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운영하던 경매전담팀이었다는 풍문이 있다. 김씨와 어떤 관계인지 해명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이에 김 후보는 "사실 무근"이라고 맞섰다.
이번 당 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 해당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한층 더 죄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황 후보는 “민주당은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에 대한) 공격 준비가 다 끝났는데 우리 당이 그 함정에 걸려 들어가면 안 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 후보의 땅 바로 옆 토지의 매매 내역 등을 공개하며 “총선 필패의 길로 가도록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향해 “거짓말을 그치고 당과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용기 있게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2위를 달려온 안철수 후보는 최근 하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권 교체의 완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5선의 서병수 의원과 이재오 상임고문, 이태규 의원 등을 중심으로 전통 보수층 표심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 최근 열린 안 후보의 수도권 총선 필승 전략 토크쇼에서는 당내 중진 및 원로들이 처음으로 참석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안 후보는 “총선에서 이기려면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생각하는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며 사실상 김 후보를 겨냥해 당 대표 선출 시 총선 필패 우려를 피력했다.
신성으로 떠오른 천하람 후보의 경우 공천개혁안을 발표하며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권성동·장제원 등 윤핵관 및 당 지도부에 수도권·호남 등 험지 출마를 요구하며 “핵심 당직을 맡았던 비수도권 지역구 및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앞으로 전진 배치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불출마 선언을 재조명하며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집단으로 핍박하는 최전선에 섰다. 적극적으로 동작을에 출사표를 내서 수도권 유권자에게 심판을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