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132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긴축 기대에 따라 환율이 단기간 내 137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킹달러 공포가 커지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2원 오른 132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9일(1326.6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2원 오른 1315원으로 출발해 장중 상승세를 보이다가 오후 2시 전후로 1320원대로 급등했다.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가까이 뛰어오른 것은 이달 24일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 이후 긴축 우려가 고조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05.3포인트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최근 정부의 구두 개입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 개최 등 안정 노력에도 위안화·엔화의 동반 약세로 원화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화 약세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달러 수급 차질 가능성도 환율 불안 요인이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44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환율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PCE 발표 이후 노랜딩(경기 무착륙)에 대한 안도감이 통화정책 불안감으로 전환된 상황”이라며 “미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20원 선에서 1360~1370원까지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