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기업공개(IPO) 시장이 6개사 코스닥 상장, 일반 청약 증거금 약 16조6000억 원(스팩 제외)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마무리됐다. 2월에도 1월과 마찬가지로 중소형 공모주들의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를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완료한 회사는 삼기이브이, 스튜디오미르, 꿈비, 샌즈랩, 제이오, 이노진 등 6개사다. 이들 중 제이오만 제외하고 모두 첫날 장중 따상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에게 공모가 대비 160%의 수익을 안겨줬다.
심지어 스튜디오미르, 꿈비, 이노진 3개사는 상한가를 유지한 채 마감했다. 이들은 모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안팎인 중소형주다. 중소형주 돌풍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따상 후 차익 실현 물량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소형주들의 주가는 대체적으로 순항 중이다. 26일 종가 기준 이노진(87.67%), 제이오(56.92%), 샌즈랩(68.76%), 꿈비(280%), 스튜디오미르(127.69%), 삼기이브이(71.64%) 등 6개사 모두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꿈비를 제외한 기업들은 상장 첫 날 종가 대비 낮은 시가를 나타내고 있어 상장 직후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 구간일 가능성이 높다.
중소형주 위주로 IPO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3월 상장 예정인 중소형 기업들에 뭉칫돈이 몰리기도 했다. 20~21일 청약을 진행한 나노팀, 바이오인프라에는 증거금이 각각 5조 4547억 원, 1조 7655억 원이 쌓였다. 나노팀의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2490억 원임을 고려할때 20배가 넘는 자금이 들어온 셈이다. 22~23일 청약을 진행한 자람테크놀로지도 청약 증거금으로 2조 6359억 원이 몰렸다. 역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1364억 원)의 20배 가까운 액수였다.
IB업계에서는 몸값이 낮은 중소형주일수록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유통 물량이 20~30%로 적어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기이브이(25.6%), 스튜디오미르(20.9%), 샌즈랩(24.7%) 등 장중 따상을 기록한 회사들의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모두 20% 수준이다. 꿈비의 경우 유통 가능 물량 비율이 17.7%에 불과했다.
중소형주 IPO의 과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람테크의 경우 지난해 10월, 12월 상장 실패 후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는데 첫 상장 도전 때 제시했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287억 원이었다.
반면 이번 수요예측 때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6000 원~2만 원)의 최상단을 초과한 2만 2000원에 확정하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364억 원이 됐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던 때 보다 오히려 시가총액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대어급 기대주로 꼽혔던 오아시스가 컬리, 케이뱅크에 이어 13일 코스닥 상장을 철회하면서 2월에도 대형주 잔혹사는 지속됐다.
오아시스는 지난달 1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7~8일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며 상장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조(兆) 단위 IPO 대어들의 침묵이 상반기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