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오봉역 직원 사망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열차 정리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당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은 시멘트 수송용 벌크화차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중 화물열차에 치여 숨졌다.
국토교통부는 무선 차량정리 시스템 구축과 자동 선로전환기 설치 등 열차정리 작업 자동화를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무선 차량정리는 차량을 분리·연결하는 차량정리 작업을 기관사 없이 수송원이 무선 제어기를 통해 원격으로 작업하는 시스템이다. 기관사와 수송원 간 의사소통 장애로 인한 인적 오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현재는 철도 기관사와 차량정리 작업을 하는 수송원이 서로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차량 진로를 유도하는 제3의 수송원을 통해 작업이 이뤄진다. 3자 간 의사소통 오류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자동 선로 전환기는 2개 이상의 선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열차의 진행 경로에 맞춰 원하는 방향으로 열차가 진행할 수 있도록 선로를 움직이는 설비다.
기존 수동 선로 전환기는 수송원이 직접 선로전환기를 조작해야 해 역내 여러 선로를 넘나들며 작업을 해야 한다. 동선이 복잡해져 수송원이 차량정리에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 선로전환기가 설치되면 역무실에서 관제원이 원격으로 전환기를 조작하므로 인적 오류를 예방할 수 있고, 수송원이 차량정리 작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8개역 10곳에 무선 차량정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2025년까지 20개역의 수동식 선로 전환기를 자동 방식으로 개량하기로 했다.
무선 차량정리 시스템은 오봉역과 같이 사고 우려가 크거나 차량정리 작업량이 많은 화물역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제천조차장역, 도담역, 대전조차장역, 영주역 등이 대상이다.
국토부는 올해 20개역에서 자동 선로 전환기 설계에 착수해 흥국사역 등 8개역의 교체 공사를 완료하고 2025년까지 12개역 공사도 완료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탈선·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철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심화한 상황”이라며 “차량정리 자동화를 시작으로 첨단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하고 철도 안전 문화 혁신을 이뤄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