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계열사 사옥을 주요 자산으로 하는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가 올해 1호 리츠 상장에 도전한다.
2일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건설 비용, 주 52시간제로 높아진 인건비 등으로 오피스 신규 공급이 당분간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요공급 차원에서 향후 오피스 공실률은 하향화 되고 임대료 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부동산 섹터 중 오피스형 리츠가 수요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088350)을 스폰서로 하는 초우량 오피스 리츠다. 한화손해보험(000370) 여의도 사옥과 서울·경기권역의 한화생명 사옥 네 곳이 주요 자산이다. 한화리츠 자산들은 그룹 계열사가 임차 면적의 68.2%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 사옥의 경우 전체 임대율이 99%이고 그 중 그룹 계열사 비율이 91.7%에 달한다.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금융 계열사와 중도 해지가 불가능한 5~7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매출 변동성이 적다는 평가다.
박 본부장은 “한화리츠가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리츠이기 때문에 향후 금리 안정화 속도에 따라 수익성이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이 절정에 달해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을 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자산을 매입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목표 배당수익률은 5개년 평균 6.85%로 타 오피스형 리츠의 최근 시가 배당률(4~5%)를 웃돈다. 4월과 10월 연 2회 반기 배당을 진행해 3월에 공모주를 매입한 투자자도 4월에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또 자산 매입을 위해 조달금리 5.57%(가중평균)로 만기 1~3년의 대출을 받았는데, 2·3년 만기 대출은 변동 금리로 설정해 향후 금리 하락시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본부장은 배당수익율 산정 기준에 대해 “6.85%라는 배당수익률을 계산하는 재무모델에는 이미 금리가 지금보다 더 높게 유지될 것이란 가정에서 현재 금리보다 40~50bp(1bp는 0.01%) 높게 설정했다”며 “실권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화리츠는 이번 코스피 시장 기업공개(IPO)에서 총 1160억 원(단일 공모가 5000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전액 신주 발행이다. 6~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후 13~14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003530)이 공동으로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공모자금 중 1110억 원은 브릿지론 상환에 사용되며, 나머지 50억원은 상장 제반 비용을 충당하는 용도다. 한화리츠는 2026년까지 한화손보 신설동·서소문 사옥, 한화금융센터 서초사옥, 한화금융센터 63 등 약 2조 5000억 원 규모 자산에 대해서도 우선매수협상권을 확보해 자산에 편입할 계획이다.
한편 상장리츠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이날 863.82로 마감했다. 지난해 4월 1249.96으로 고점을 찍었던 지수는 하락세로 전환, 10월 말 763.83까지 급락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 국내외 악재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KB스타리츠(432320)가 코스피에 입성한 이후 국내 리츠의 신규 상장은 멈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