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화·대우조선 결합 '큰 산' EU도 넘나

"내달 18일 결과 공개" 신속 통보

한국조선 불허와 달리 승인 전망

민간 조선3社 경쟁 본격화 예고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 제공=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 제공=대우조선해양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042660)의 기업결합에 대해 다음 달 중순까지 신속하게 결정해 통보하기로 했다. 조선업을 가장 까다롭게 심사하는 EU 당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큰 산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 경쟁 당국은 한화가 제출한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관련 보고서에 대한 심사에 착수해 다음 달 18일 잠정 심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런 추세면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는 4월 내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선업을 하지 않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만큼 기업결합 승인도 무리는 없다는 평가다. 튀르키예 경쟁 당국은 양 사 기업결합을 최근 승인인하고 영국 당국도 사실상 승인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베트남 경쟁 당국의 승인 절차만 남았다. EU 경쟁 당국은 지난해 말 한국조선해양(009540)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대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결합을 불허하기도 했다. 유럽은 글로벌 핵심 선주가 많은 만큼 조선업 기업결합에 대해 다소 민감한 편으로 알려졌다.





양 사에 대한 기업결합이 끝나면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3사 간 민간 경쟁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설계·생산 인력 쟁탈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 3사는 임금을 올리고 수도권 근무를 늘리는 등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시작했다. 생산직의 경우에도 하청 단가를 두 자릿수로 높이는 등 직영·하청 처우도 과거 대비 개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가 완료되는 대로 일부 설계 인력의 서울 근무를 늘리고 대우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정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 인력 유치를 위해 지난해 말 판교R&D센터(GRC)로 사옥을 옮긴 한국조선해양 역시 연 30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신설하는 등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한 복지 혜택도 늘리고 있다. 또한 협력사 부족에 조선 3사는 현장 외주 단가 역시 두 자릿수 인상하며 협력사 인력도 붙잡고 있다.

한편 20년 만의 조선 3사 민간 경쟁 체제가 본격화에 따른 고가 수주 전략과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 친환경 규제 등으로 각종 선가도 빠르게 올라가면서 조선업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운반선, 대형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이 5년 내 최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LNG 운반선의 경우 사상 최고가인 2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선 가격에서 계약되고 있다. 대형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의 이달 선가도 1억 2000만 달러, 2억 1500만 달러로 지난 5년을 통틀어 최고치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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