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선인력 선점 HD현대, 두달 만에 대졸신입 공채

설계 일손 부족에 선제적 인재 확보

최고 대우 내세운 한화 견제 평가도

경기도 분당에 있는 HD현대 글로벌R&D센터.경기도 분당에 있는 HD현대 글로벌R&D센터.




HD현대가 올 1월 대졸 신입 공개 채용을 마친 지 두 달 만에 이례적으로 다시 대졸 신입 공채에 나선다. 최근 조선업 일감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우수 인력에 대한 선제적인 채용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선 업계에서는 업계 ‘최고 대우’를 공공연히 밝힌 한화에 대한 견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최근 대졸 신입 공채 공고를 내고 이달 31일까지 모집하기로 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인 한국조선해양부터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현대글로벌서비스·현대일렉트릭 등 6개 계열사 56개 직군에서 신입 사원을 뽑는다.



특히 1월에도 대졸 신입 공채를 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대졸 신입 채용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HD현대 관계자는 “1월 채용에서 모집 인원을 다 충족했지만 적극적인 인재 유치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에 다시 채용을 시작했다”고 했다.



HD현대에서 올해 두 차례 이뤄진 신입 채용은 조선업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이다. 특히 조선 기본 설계나 연구개발(R&D) 직군의 경우 1월과 이달 두 차례나 연속으로 대졸 신입을 뽑고 있다. 최근 조선 수주가 늘어나고 메탄올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인 기술 인력과 R&D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인재 선점 전략을 두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둔 한화에 대한 견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화는 내부적으로 최종 인수합병(M&A) 확정 이후 대우조선 인력에 대한 처우를 업계 최고 수준까지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선 업계는 생산 인력뿐 아니라 설계·R&D 인력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설계·R&D 인력은 6519명으로 2015년 대비 68% 줄어들었다. 특히 현재 조선소들이 생산 인력 부족에 기존의 설계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공법을 찾고 있어 설계 인력 한 명이 아쉽다. 이 같은 문제와 친환경 선박 개발 등으로 설계·R&D 인력이 더 필요한데 관련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다. 서울 소재의 한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지방 근무나 급여 등의 문제로 조선해양을 전공한 학생들은 아직도 조선업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HD현대 관계자는 “1월 모집은 지난해 부족했던 인력 충원의 성격이고 이달 채용은 신사업과 미래 기술 개발 관련 인력을 뽑는 것으로 HD현대는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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