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앞두고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모스크) 건축 문제와 관련한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건립 중인 모스크 앞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해 이슬람 문화를 비하하고 적대감을 표출하는 행위는 인종과 종교를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한 전형적인 혐오 표현”이라며 “즉시 멈춰야 할, 우리 사회에서 용인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모든 사람이 존엄하다는 인권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에서 혐오 표현은 더는 용납되지 않는 차별”이라며 “정부는 국제 인권 규범에 따라 이러한 혐오 표현에 담긴 불관용과 차별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대구시와 관할 구청 등 권한이 있는 행정기관에도 “혐오와 차별 행위에 대한 대응과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학교 등 지역사회와 대구 시민을 향해 “일상에 스며든 혐오를 경계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 표현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주민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해달라”고 당부하는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2023년 지금 대구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시민 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혐오 표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시험하고 확인하는 현장이 됐다”며 “한국의 산업화를 견인하고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대구시가 이제 세계 속의 도시가 돼 ‘평등’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고 했다.
대구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벌써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0년 9월 대구 북구청의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2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일부 주민과 기독교 단체 등의 반대에 공사가 난항을 겪는 중이다. 주민 민원을 이유로 2021년 2월 관할 구청으로부터 공사 중지를 명령받은 후 사법절차를 통해 공사를 재개했지만 사원 건립 반대 측이 공사 현장 근처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나 수육 나눔 행사 등을 통한 반대 시위를 꾸준히 이어가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