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러, 실수말라"…러 "美가 우리 무시"

■美러, 무인기 추락 신경전

양국 국방장관 "확전은 안돼" 통화

회수 놓고도 팽팽…러 "수색 할것"

美 "정보취득 못하게 조처" 반발

미국은 두 기체 근접 당시 영상 공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에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가상 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에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가상 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흑해 상공에서 비행하던 미국 MQ-9 무인기가 러시아 SU-27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한 사건과 관련해 양국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입장을 교환했다. 냉전 이후 처음 벌어진 충돌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고 갈등 확산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양측은 여전히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며 “의사소통의 선을 열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잘못된 계산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자세한 통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쇼이구 장관이 미국 측의 요청으로 오스틴 장관과 통화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마지막 통화는 지난해 10월 21일이었다. AP통신은 양국 국방장관의 통화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모두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문제가 더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공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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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국은 이날도 이번 사건을 서로의 책임으로 돌리며 말 폭탄을 주고받았다.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이 위험한 사건은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에 의한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 패턴의 일부다. 실수하지 말라”고 강력 경고했다. 또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비행과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국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흑해 연안에 비행 제한 구역을 설정한 사실을 미국이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미국 측이 갈등 고조를 위해 끊임없이 도발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주력 전투기 SU-27이 미국 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무인기 MQ-9 곁을 비행하며 연료를 뿌리고 있다. 두 기체가 충돌한 뒤 미국 무인기는 바다에 추락했다. 사진은 미군 유럽사령부가 제공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지난 14일(현지시간)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주력 전투기 SU-27이 미국 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무인기 MQ-9 곁을 비행하며 연료를 뿌리고 있다. 두 기체가 충돌한 뒤 미국 무인기는 바다에 추락했다. 사진은 미군 유럽사령부가 제공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의 공방은 흑해에 가라앉은 ‘무인기 인양’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이날 “미 무인기 잔해 수색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백악관 측은 “러시아군이 잔해를 인양하더라도 러시아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이미 조처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방부 유럽사령부는 16일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근접했을 때 촬영한 42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SU-27 전투기가 고속으로 무인기를 두 번에 걸쳐 통과하는 모습을 담고 있지만 두 비행기의 충돌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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