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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올해부터 축구화에 캥거루 가죽 안 쓴다"

‘죽은 캥거루가 사용된 제품’ 판매 등 금지 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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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축구화 등을 만들 때 쓰던 캥거루 가죽을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호주 9뉴스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이키는 전날 성명을 통해 “올해부터 캥거루 가죽을 사용한 제품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축구화 라인 ‘티엠포 레전드 엘리트(Tiempo Legend Elite)’ 축구화는 천연 캥거루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나이키는 캥거루 가죽 대신 나이키만의 특수 합성 가죽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이키 본사가 있는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지난 1월 ‘죽은 캥거루가 사용된 제품’의 판매와 구매, 상업적 교환 등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 코네티컷주도 캥거루로 만든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을 논의하고 있다. 호주의 캥거루 제품 수출 1위 상대인 유럽연합(EU)도 캥거루 고기와 가죽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독일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올해 초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축구화 생산을 중단했다. 베르사체와 프라다 등 명품 업체들도 캥거루 가죽 사용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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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이키를 비롯해 스포츠 브랜드 등을 상대로 캥거루 가죽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던 동물 단체들은 나이키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이코노미(A Humane Economy)’의 웨인 파셀 대표는 “나이키의 이번 발표는 야생동물 보호에 있어 큰 변화”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캥거루 보호 비영리단체 ‘캥거루 얼라이브(Kangaroos Alive)’의 공동 설립자 믹 매킨타이어는 “나이키와 푸마는 옳은 행동을 했다”며 “잔인한 도살의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고 싶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캥거루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는 사육보단 대부분 야생 캥거루를 포획해 도살하는 방식으로 캥거루를 확보하기 때문에 그만큼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호주 캥거루산업협회(KIAA)는 캥거루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나이키의 이번 결정이 캥거루 보호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합성 소재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레이 보르다 KIAA 회장은 다른 신발 제조업체들은 오히려 환경적인 이점 때문에 캥거루 가죽 신발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캥거루는 탄소 배출이 소·양의 3분의 1 수준이며 사육을 위한 물이나 방목지 등이 필요하지 않아 환경을 위해서는 소와 양의 대체제로 이용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르다 회장은 캥거루를 상업적으로 포획하지 못하게 하면 캥거루 개체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 농경지는 물론 다른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오히려 동물 복지에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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