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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비의도적 연애담' 의도가 보이는데 어떡하죠?

[리뷰]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

거짓말에서 시작돼 진짜 사랑이 된 BL물

배우 차서원, 공찬 주연

17일 공개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비의도적 연애담' 스틸 / 사진=티빙'비의도적 연애담' 스틸 / 사진=티빙




BL은 일부 마니아층이 즐기는 장르로 여겨졌으나, 최근 '시맨틱 에러' 등 BL이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점점 양지로 올라온 추세다. 이에 힘입어 시청자들을 만난 게 '비의도적 연애담'이다. 그러나 뚜껑을 연 작품은 매끄럽지 못했다. 장르적 한계를 떼놓고 보더라도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극본 신지안/연출 장의순)은 거짓말로 시작된 관계에서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신뢰 회복 로맨스 드라마다. 힘든 취준 생활 끝에 대기업에 입사한 원영(공찬)은 비리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쫓겨난다. 학자금 대출, 카드값, 사내 대출 등에 허덕이는 그가 복직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회장이 좋아하는 은둔형 도예가 태준(차서원)의 전속계약을 따내는 거다. 우연히 방문한 강릉에서 태준을 발견한 원영은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의 전개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태준의 마음을 사기 위해 원영이 노력하고, 그런 원영의 모습에 태준이 마음을 연다. 이후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위기를 맞지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면서 마음이 견고해지는 방향이다.

클리셰 작품을 빛나게 만들려면 감독의 연출이 중요하다. 특히 웹툰을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고, 다소 과장될 수 있는 캐릭터를 땅에 붙여야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 그러나 '비의도적 연애담'은 만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과 장면 사이의 흐름이 끊긴다.



갑자기 원영이 회사를 떠나고, 친구의 말 한마디에 여행을 떠나며, 그곳에서 우연히 태준을 만난다. 태준과 친해지기 위해 태준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거절당하고 태준 친구 동희(도우)의 카페에서 일하게 된다. 일련의 사건과 캐릭터의 감정선이 대사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흐름이 매끄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설명체로 장황한 대사는 몰입감을 떨어트릴 정도다.

인물들의 성격이 평면적인 점도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다. 과거의 상처를 지닌 태준은 시종일관 무뚝뚝하고, 원영은 외로워도 슬퍼도 굳센 캔디형이다. 서브 커플인 도우와 호태(원태민)는 아직 제대로 자신들의 서사를 보여주지 않은 상태다. 뜬금없이 싸우는 호태와 도우가 연인으로 발전하는데, 아직 감정선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처럼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평면적인 캐릭터는 감정선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니 억지로 비칠 수 있고, 창작자의 의도가 드러날 수 있다. 원영과 태준이 처음 만나는 도자기를 고르면서 가깝게 붙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입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창작자의 의도가 보이는 것만큼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일은 없다.

이제 1, 2회가 공개된 만큼, 도약의 기회는 있다. 앞으로 서사가 풀리고 감정선이 진해지면서 빈틈을 메꿀 가능성은 충분하다. 본격적으로 러브라인이 펼쳐지면서 설렘을 자아내는 것만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 '비의도적 연애담'의 남은 회차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요약


제목 : 비의도적 연애담(Unintentional Love Story)

장르 : BL 드라마

연출 : 장의순

출연 : 차서원, 공찬, 원태민, 도우

배급 : 티빙

회차 : 10부작

상영등급 : 15세 관람가

공개 : 2023년 3월 17일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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