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17년 연속 실적 상승 '차석용 매직' 톡신도 통할까…휴젤, 글로벌 공략 드라이브[Why 바이오]

'차석용매직' 차석용, 휴젤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LG생활건강서 17년 연속 실적상승 대기록 써내

톡신 최대시장 美 허가 앞두고 글로벌 공략 강화

기소된 휴젤 "간접수출 대외무역관리규정 인정"

2021년 품목허가 취소…집행정지 신청 인용돼

신한그룹 손잡고, 오픈이노베이션 등 적극 나서

리도카인 함유 톡신, 임상 3상 시험 식약처 신청

최대실적 휴젤, 3년내 해외매출 비중 80% 목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




휴젤이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였던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을 영입한 것도 이러한 취지로 풀이된다. 다음달 대표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투약 편의성을 위한 보툴렉스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필러·화장품 등 분야에서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피면서 제품군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 휴젤, 17년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시킨 차석용 영입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젤 측은 현재 차 전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면서 그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젤은 이달 9일 이사회를 열고 차 전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의결했다. 이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차 전 부회장의 역량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인 미국에서 오는 4월 보툴렉스의 허가가 예정된 만큼 해외 무대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해석도 나온다.

차 전 부회장은 LG생활건강에서 18년 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17년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이라는 대기록을 써내며 ‘차석용 매직’이라고 불렸다. 아울러 LG그룹 최초로 외부 인사 출신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단 한 차례의 사례가 바로 차 전 부회장이다. 업계에서는 차 전 부회장이 CNP 화장품, 피지오겔, 코카콜라 음료 등 전략적인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중국·북미·일본 등 기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 등을 영입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한국 P&G 총괄사장,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경영 성과를 이룬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물급 인사를 영입한 만큼 휴젤 측은 현재 차 전 부회장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 고민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차 전 부회장은 여러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뛰어난 사업 역량을 인정 받아왔다”며 “기존 이사회와 함께 글로벌 성장을 이끌며 외형 확대와 내실 강화를 위한 역할을 도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간접 수출로 휴젤 기소했지만 적극 대응 의사 밝혀…시장에선 큰 리스크 없다고 보는듯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사진 제공=휴젤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사진 제공=휴젤


휴젤은 보툴렉스를 ‘국가출하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국내 수출업체에 유상으로 판매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지난 15일 “간접수출(제조업체가 수출업자에 수출을 맡기는 방식)은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거치치 않더라도 약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모든 법적 절차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휴젤은 이번 기소와 관련해 “간접수출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일며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간첩수출한 제품(보툴렉스)은 국가출하승인 없이 수입자의 요청에 따라 판매 가능한 수출용 의약품”이라며 “그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선 국가출하승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접수출은 대외무역관리규정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무역 방식”이라며 “무역업체를 통해 의약품이 수출되더라도 해당 의약품은 수출용 의약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정부기관과 무역협회 등의 입장”이라고 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등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는 품목허가 외에 판매 전 식약처에 품질 등을 검증하는 국가출하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다만 약사법에 따라 수출 제품은 승인 대상에서 제외돼 적용 범위를 두고 그간 업계와 식약처 사이에 이견이 있어왔다. 검찰 측은 전날 수출업체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양도한 것이 ‘완결된 판매 행위’이므로 국가출하승인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수출업자가 제약사에 의약품 대금을 지급한 이후 수출 상대방과 수출 가격, 국내 재판매 여부 등을 제약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수출 과정의 일부로 보기 어렵다 설명이다.

식약처는 2021년 11월 보툴리눔 톡신 제조업체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국내에 판매했다며 품목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 이에 같은달 휴젤은 서울행정법원에 ‘보툴렉스’ 잠정 제조판매 중지명령 및 회수폐기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했으며 즉각 인용됐다. 이에 식약처의 행정처분 효력이 정지된 바 있다. 휴젤은 “모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하면서 간접수출이 약사법 위반이 아니란 사실을 명백히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휴젤의 이같은 대응 방침은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15일 주식시장에서 휴젤의 주가는 12만 3800원으로 시작했으나 같은날 종가는 12만 7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검찰 기소 소식에도 오히려 주가는 소폭 상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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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에스테틱 분야 오픈 이노베이션 나선 휴젤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휴젤은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에서 오픈 이노베이션도 추진한다. ‘신한 스퀘어브릿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달 30일까지 혁신적 기술을 보유하고 전략적 연계가 가능한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파트너로 선정된 스타트업과는 약 11주 간 사업화 모델·방안, 기술 검증(POC) 등 협업 논의를 진행한다. 모집 분야는 △에너지 기반 미용의료기기 △차세대 필러 및 스킨부스터 △코스메슈티컬 등이다.

휴젤은 2016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경험 및 노하우를 쌓아왔다. 바이오 특화 운영사로 선정된 후 현재까지 10개 벤처기업을 지원하며 총 422억 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등 기존 주력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에서 신규 포트폴리오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화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보다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휴젤 관계자는 “휴젤의 사업화 노하우와 임상 역량을 접목해 상호간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것”이라며 “리딩 기업으로서 스타트업에 다양한 기회 제공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툴리눔 톡신 적응증 확대…임상 3상 임상신청계획(IND) 신청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젤은 리도카인 함유 액상 보툴리눔 톡신 제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됐다. 리도카인은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로 회사 측은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시험은 중등증 이상의 미간주름을 가진 시험대상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고, 이중눈가림, 무작위배정 등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한다.

임상은 승인일로부터 15개월 간 진행될 예정이지만 시험 대상자 등록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임상시험계획의 1차 지표는 기저치 대비 4주 시점의 시험자 평가에 따른 미간 주름 유효율 등을 평가 할 예정이다.

휴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한 2817억 원, 영업이익은 7.2% 늘어난 1025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8% 급증한 854억 원, 영업이익은 59.7% 급증한 312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툴렉스 매출이 전년 대비 28.9% 가량 급증했다”며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유럽·브라질 등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휴젤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시장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데 유럽 주요 11개국을 포함해 총 20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휴젤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허가를 받은데 이어 미국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FDA에서 보툴렉스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허가를 획득한 캐나다와 호주에서도 올해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8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비중을 60% 가까이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도 글로벌 매출 비중을 20% 내외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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