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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 위기가 대형주 매수 기회"

주요국 발빠른 정책 대응에 위기 조기 진화

미국 연준 긴축 의지 꺾을 명분 마련해

중소형주 대비 낙폭과대…반등 기대감↑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뱅크(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연쇄 부실 위기를 대형주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국 정부의 발 빠른 정책 대응력과 긴축 불확실성 해소, 악재 선반영이라는 ‘삼박자’가 주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20일 IB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공포 상황을 대형주 매수 기회 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우선 이번 은행 부실 사태가 당장 패닉에 빠지는 금융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CS는 UBS에 인수되는 것으로 결정됐고, 이 과정에서 스위스 정부가 유동성을 지원하며 위기 진화에 속도를 높였다. SVB에 이어 위기설이 감지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도 월가로부터 300억 달러 긴급수혈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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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사태의 원인으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지목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우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직면한 은행들에 상당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예금자들의 신뢰를 우선 회복해야 한다는 논리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정부의 은행들에 대한 지원 및 리스크 관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또한 이번 사태가 연준의 긴축 의지를 약화시켜줌으로써 더 큰 위험이 터질 수 있는 상황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주들이 악재를 선반영한 점도 반등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변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역대급 저점 수준에서 더 내려가지 않고 있고, 글로벌 반도체 경기를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연초 이후 계속 대표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개선과 정부의 수출 확대 정책 의지 등으로 무역적자 역시 1분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주가 격차가 크게 벌어진 점에도 주목했다. 변 연구원은 “지난 7주간 코스피200지수가 5% 하락하는 동안 코스닥150지수는 14% 상승하며 격차가 19%포인트까지 확대됐다”며 “대형주들의 과도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에 따른 단기 반등 기대감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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