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증시부진·경기침체에…변액보험 시들

해지 사례 늘고 신규 계약은 줄어

월납 보험료 1년새 98억서 38억

초회 보험료는 5조서 81% 감소

"올해도 반등 쉽잖아" 생보사 울상








생명보험사들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변액보험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관심이 줄어든 데다 서민 경제가 흔들리면서 변액보험 해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2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판매 통계로 살펴본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월납 보험료는 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98억 8000만 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인 6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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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들의 변액보험 누적 초회 보험료도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초회 보험료는 신계약이 발생하면서 가장 처음 내는 보험료 규모로 해당 보험의 성장성을 나타낸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변액보험 누적 초회 보험료는 9630억 6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5조 155억 4100만 원) 대비 80.7%나 감소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 등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영 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약 환급금이 변동되는 보험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보험 상품 중 증시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저금리와 주가 상승기에 관심이 높아진다.

2021년에는 코스피지수 3300선 돌파 등 증시가 활황을 나타냈고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도 확대되면서 변액보험 초회 보험료가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섰지만 1년 만에 1조 원 미만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문제는 변액보험 신계약 유입이 줄어든 것뿐 아니라 기존 계약도 해지되면서 수입보험료 자체도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보험회사 경영 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12조 7348억 원으로 전년(18조 2717억 원) 대비 30.3% 감소했다. 저축성 보험 및 퇴직연금, 보장성 보험 판매는 증가했으나 변액보험만 유일하게 대폭 줄었다. 지난해 고금리·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휘청이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규 가입은 물론 해지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변액보험 수익률도 여전히 저조한 만큼 해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협회의 비교 공시 유형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대부분 변액보험 상품의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에서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던 대표 변액보험 상품인 ‘글로벌 MVP 60’도 1년 수익률이 -8%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3년·5년·7년 등 장기 수익률은 아직 양호한 상태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도 안 좋은 데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식형 상품 수익률이 안 좋으면 채권형으로 변경하라고 권유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변액보험 펀드 종류는 주식을 주로 취급하는 ‘주식형’, 채권 위주로 편입하는 ‘채권형’, 둘을 섞은 ‘혼합형’ 등으로 구분된다.

올해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가 둔화되고 증시가 이전만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변액보험 실적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 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장기 상품인 만큼 증시가 하락했을 때 가입하는 것이 고객에게 유리하다”며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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