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반도체 업황이 바닥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장 초반 1%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30일 오전 9시 21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12% 오른 6만3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14% 넘게 올랐다.
이날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의 강세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 3.27% 상승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인텔의 주가도 각각 7% 이상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 2분기(지난 해 12월∼올해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급감하고 23억 달러(약 3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업황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에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 또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으로 2025년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기대한다는 낙관적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본장에서 마이크론이 메모리 수급 여건 개선·실적 바닥 확인 기대 등으로 주가가 7%대 급등했으며, 인텔(7.6%), 램리서치(6.3%) 등 여타 반도체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연출한 점이 국내 반도체 주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역시 올해 2분기부터 재고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 역시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2024년 메모리 업사이클에 기반한 2024~2025년 추정 이익을 상향 조정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도 연구원은 “올 2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겠지만 하락폭은 DRAM(D램) -1%, NAND(낸드플래시) -2%로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은 올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분기부터 진행되는 고객사의 공격적인 재고 조정으로 세트 재고가 1분기 피크를 찍고 감소로 전환하며 메모리 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기관와 외국인 투자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7거래일 동안 9535억 원 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는 각각 2193억 원, 7533억 원 씩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