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이 당이 최근 구상한 저출산 대책에 대해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저출산 해법이라며 흘러나온 ‘아이 셋 낳으면 군대 면제’…이런 아이디어 보고 나면 비전이고 희망이고 하도 기가 차서 아이 낳을까 하다가도 생각이 달라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아이는 여성이 낳는데 군대는 남성이 간다.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런 발상은 나올 수가 없다”며 “게다가 이 셋을 낳을 정도면 나이가 서른 중후반은 족히 될 텐데 그때까지 아빠가 군대 안 가고 있는 집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국방의 의무가 무슨 벌 받는 건가. 벌점 깎아주기처럼 들린다”며 “반면 아이 낳는 게 무슨 장난도 아니고, 아이 낳아서 포인트 적립하란 얘기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소수 가능하다 해도 그쯤이면 엄청 부자여야 하는데, 부자를 위한 제도인가”라며 “저출산은 일단 결혼을 잘 안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혼을 잘 안 하는 세태나 아이 갖길 꺼리는 세태나 문화적 변화 혹은 의식의 변화도 있다. 그런 흐름은 억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은데 안 하는 경우도 많다”며 “가장 큰 원인은 근본적인 거 아닐까. 지원 좀 해주는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고,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즉, 주거 안정과 맞벌이가정의 현실적 돌봄 문제(새벽과 밤 출퇴근 시간, 휴일 특근 등), 사교육비, 자녀의 미래 비전에 대한 걱정, 부모 스스로의 노후에 대한 막막함, 사회연대 의식과 인식 부족 등이 다 관련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런 근본적 문제에 대해 국가가 당장 다 해결해 주지 못하더라도 국가든 사회든 뭔가 해결해 갈 수 있을 거란 희망과 비전이라도 보여야 하는 거다”라며 “그런데 국정에 책임 있는 세력이 고려한다는 저출산 대책이 이 모양이어서야 무슨 희망과 비전이 있겠나”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끝으로 그는 “아이 하나라도 낳아서 키워본 맞벌이라면 이런 얘기가 나올 리가 있나. 젊은 남녀들과 대화라도 나누어본 건가”라면서 “혹시 돈 많은 꼰대들 모여서 아이디어 낸 거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어이없는 생각을 할까. 이 정도면 평범한 국민과의 정서적 괴리가 엄청나다”고 질타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저출산 대책으로 30세 이전에 자녀 3명 이상을 낳으면 남성의 병역을 면제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공식 제안한 바 없으며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