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세를 구가하던 클라우드 기업들이 글로벌 긴축 여파에 따른 불황으로 주춤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올해도 두 자릿수의 고속 성장이 예견됐지만 허리띠를 졸라 맨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미루면서 서비스 확대에 애로를 겪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계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올 1분기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 역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업계만큼은 올해도 성장 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견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업들의 클라우드 수요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올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전년 대비 23.7% 성장해 6조 4700억 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기업 IT 계열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실히 올해 1~3월 매출 상황이 많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다른 대형 클라우드운영관리사업자(MSP) 관계자도 “고공 성장하던 최근과 비교하면 침체인 것은 사실”이라며 “MSP 사업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비용 절감에 나선 기업들로서는 클라우드 전환 사업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 기업 생산 활동이나 연구개발과 직결되지 않으며 당장 도입 효율성이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비용 절감 목록의 최우선 순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불경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클라우드 도입을 미루는 것은 물론 기존 클라우드 비용을 삭감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클라우드 비용을 줄이려곤 하지만 쓰던 걸 안쓸 수 없으니 신규 확장 폭이나 사용량을 줄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업들도 무리하게 신규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 기업 수요에 대응해 비용 관리 솔루션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달 말 MSP 사업 운영 노하우를 담아 비용 관리를 도와주는 ‘핀옵스 클리닉’을 개발하고 관련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베스핀글로벌 역시 자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형 클라우드관리플랫폼(CMP) ‘옵스나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개편한 ‘옵스나우360’를 내세워 비용관리 사업을 키우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도 지난해 출시한 CMP ‘스페이스원’에 커스텀 대시보드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점차 고도화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